G20 정상이 즐긴 '환희의 송가'…메르켈 선곡의 의미는

입력 2017-07-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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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이 즐긴 '환희의 송가'…메르켈 선곡의 의미는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7일(현지시간) 각국 정상들이 외교로 '고단한' 하루를 클래식 콘서트로 마무리했다.

독일 dpa통신과 미 CNN에 따르면 이날 G20 정상들은 함부르크 엘브필하모니에서 함부르크 필하모닉 주립 관현악단의 연주를 감상했다.

공연장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내외가 나란히 앉았다.





이날 연주된 곡은 베토벤의 9번 교향곡. 마지막 악장은 '환희의 송가'로 알려져 있다.

선곡은 클래식 애호가인 메르켈 총리가 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CNN엔 "메르켈 총리가 직접 선곡했다"며 "인류애와 평화, 국제 이해에 대한 찬가"라고 설명했다.

1824년 초연된 이 곡은 베토벤이 독일의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작품에 선율을 붙인 것이다. '모든 사람이 형제가 되는 때'의 기쁨을 표현한다.

독일의 각종 축하 자리에서 쓰였다. 냉전 초기인 1956∼1964년 올림픽에 동독과 서독이 단일팀을 이뤄 출전했을 때,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를 기념하는 자리에서도 연주됐다.

1985년 당시 유럽공동체는 이 곡이 '유럽의 자유와 평화, 연대의 이상을 표현한다'며 공식 유럽가로 채택했다.






베토벤의 작곡 의도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자유를 향한 절규'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베토벤이 말년에 군주제 지지자였으며 민주주의에 지극히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었다는 견해도 있다.

음악학자인 존 데스리지 킹스칼리지 명예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 군주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선곡이 그에게 잘 어울린다고 꼬집었다.

어찌 됐든 클래식에 문외한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곡의 의미를 잘 몰랐을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4년 쓴 책 '부자가 되는 법'에서 클래식에 부족한 소양을 인정한 바 있다.

이날 공연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2시간 이상 정상회담을 이어간 트럼프 대통령의 지각으로, 예정보다 35분 늦게 시작되기도 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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