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반군모드 회귀·테러 세계화·온라인 세몰이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라크 정부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최대 근거지인 모술의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모술은 2014년 6월 IS가 기습적으로 점령, 국가 참칭을 선언한 상징적인 장소다. 약탈 인구가 많고 인근에 유전지대가 있어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IS는 '수도' 역할을 해온 시리아 북부 락까에서도 위기에 몰려있다.
모술과 락까에서의 퇴각이 IS 존립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IS가 물리적 거점을 잃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명맥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모술 탈환 이후에도 IS가 반군 모드로 복귀, 강력한 힘을 유지하며 테러가 오히려 세계화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미국 정보·테러대응 당국에 따르면 2014년 6월 이후 IS 대원 6만명 이상이 숨졌다. IS의 점령지는 그들의 '전성기'에 비하면 지금은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NYT는 미국과 중동의 당국자, 분석가들의 의견을 인용, IS가 모술과 락까에서 쫓겨나더라도 최종적인 패배는 없을 것이라며 국제적 영향력을 유지하며 테러를 선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의 타흐리르 중동정책연구소 하산 하산 선임 연구원은 "오늘날 IS는 국제적 조직"이라며 내부 리더십과 확장 능력은 여전히 공고하다고 말했다.
IS가 모술과 락까에서 위기에 몰려있긴 하지만, 근거지를 다 잃은 것도 아니다.
이라크에서는 이라크 북서부의 니네베 주(州) 탈아파르, 중부 키르쿠크 주의 하위자, 안바르 주의 많은 도시를 여전히 장악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락까에서 약 110마일(177㎞) 떨어진 마야딘에 자리를 잡았다. 석유 시설과 가까운 이곳에서 자금 조달, 대원 모집, 선전·외부 작전 등을 수행하고 있다.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연구에 따르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의 통제에서 벗어난 도시 16곳에서 행해진 IS의 공격도 1천500여건에 달한다.
이는 IS가 반군의 형태로 회귀했다는 점과 함께 장기적인 안보 위협을 예고한다고 NYT는 전했다.
IS는 이외에도 리비아, 이집트, 예멘,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 필리핀 등 해외에서도 대원을 끌어들여 부분적으로 나마 손실을 보상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조지워싱턴대와 국제테러방지센터가 2014년 6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유럽과 북미에서 행해진 공격 51건을 조사한 결과, 테러범 18%인 65명만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싸움은 가상현실에서도 이어진다.
IS는 온라인으로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테러방법에 대한 교육을 교육한다.
미 당국자도 가상세계에서의 싸움이 더욱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토안보·테러지원 고문인 토머스 보서트는 최근 ABC 방송에 출연, "미국은 IS를 물리적인 근거지에서 격퇴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상세계에서 물러나도록 하는데 비정상적으로 많은 시간과 자원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들은 IS의 퇴각에 기대를 걸면서도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락까의 한 주민은 NYT에 "다에시(경멸이 담긴 IS의 아랍어 약자)가 사라진다니 기쁘지만 언제 다시 올지 몰라 행복이 반감된다"며 "조직 전체가 사라지고 그들의 교리 추종자는 아무도 살아남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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