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에 관영매체·전문가들 '아전인수' 해석 잇따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9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전날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관계가 강화됐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는 이번 미중정상회담으로, 근래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북 제재 미흡을 이유로 중국에 최악인신매매국 지정·대만에의 무기판매 승인·단둥(丹東)은행 제재 등을 하면서 양국 간에 생긴 이상기류를 없애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미중 양국이 상호 존중·전략적 협력·국제문제에 대한 협력 강화를 통해 양국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던 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인민일보는 미중 정상이 고위급 간 긴밀한 교류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소개하고, 시 주석은 북핵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반대도 재천명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홈페이지를 통해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두 정상의 악수 사진을 게재했다.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도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중 관계의 궤도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시 주석이 미중 관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려면 상호 존중이 필요하며 미중 관계 강화는 복잡한 세계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 점에 주목했다.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와 환구망(環球網) 등은 인민일보의 보도를 인용해 시 주석이 미중 관계 강화는 양국 국민과 국제사회의 번영과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통상 중국 관영 매체들은 국가적인 대사와 관련해선 대개 인민일보 또는 신화통신의 보도 내용을 그대로 전재한다.
중국 관변 학자들은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서로 할 말을 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류웨이둥(劉衛東) 미중 관계 연구원은 시 주석이 미 해군 구축함의 남중국해 진입, 대만에 무기판매 등 최근 중국이 우려하는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류 연구원은 "중국은 올 가을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국내적으로나 지리학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즈강(달<竹 밑에 旦>志剛) 헤이룽장(黑龍江)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중국은 미국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자신의 이익에 최선을 선택하는데 무게를 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 소장은 중국이 북한에 더 많은 제재를 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중국이 상응 조치를 하고 북한이 이런 압력에 행동에 나설지를 보려면 1~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북한은 능력이 있다고 해도 미국을 겨냥해 미사일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그런 행위가 자살행위라는 걸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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