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7일 홍콩에 기항한 중국 랴오닝(遼寧) 항공모함이 8∼9일 홍콩인 3천여 명에게 공개됐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반환 20주년 기념행사차 홍콩에 들어온 랴오닝함 관람권이 홍콩 영주권자 2천 명과 특별 선정된 단체의 회원 1천600명에게 제공했다. 랴오닝함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중 1천여 명은 8일 칭이(靑衣)섬 부근에 정박한 랴오닝함에 탑승해 휴대전화로 함 내외부를 촬영했다.
오성홍기와 홍콩기 모두를 든 채 기념사진을 찍는 관람객이 많았다. 무릎을 꿇은 채 비에 젖은 랴오닝함 갑판에 입을 맞추는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관람객들은 랴오닝함에 전시된 함재기 젠(殲·J)-15 전투기 8대와 헬리콥터 2대, 미사일 등도 둘러봤다.
일부 관람객은 경고 표시가 없는 착함 기어 케이블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으며, 함 내부에서 기념품도 구매했다.
중국군은 휴대전화를 이용한 사진 촬영을 허가했지만, 카메라는 물론 신문·잡지·음식 등 반입을 금지했다.
모든 엔진과 레이더 시스템 등 군사적으로 민감한 부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랴오닝함 승조원에게 홍콩여행이 허용됐지만, 현금 지출액이 1인당 최대 500홍콩달러(약 7만4천 원)로 제한됐다. 외출 시간도 제한된 것으로 전해졌다. 승조원들은 주로 홍콩 주권반환의 상징물인 골든 바우히니아(金紫荊) 상에 가서 기념사진을 찍고 밀랍인형 전시장인 마담투소도 방문했다.
1998년 랴오닝함의 원조 격인 바랴그함을 우크라이나에서 구매했다가 막대한 빚에 시달린 홍콩 사업가 쉬쩡핑(徐增平)은 "30년 전 홍콩에 온 이후 매우 많은 미국 항모가 방문하는 것을 봤으며, 조국의 항모가 기항하는 것을 처음 봤다"고 기뻐했다.
중국군은 스톤커터스(昻船洲)섬 해군기지와 섹콩(石崗) 군영도 각각 2만 명과 8천 명에게 공개했다.
이에 따라 스톤커터스섬 기지에 정박한 랴오닝함 전단 소속 구축함 지난(濟南)함·인촨(銀川)함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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