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백제 무왕(재위 600∼640) 때 만들어진 궁궐터인 익산 왕궁리 유적(사적 제408호)의 후원과 궁궐 담장 영역이 공개된다.
문화재청과 익산시는 정비 작업을 마친 왕궁리 유적 후원과 담장 영역을 11일부터 일반에 개방한다.
이로써 1989년부터 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왕궁리 유적 전체를 누구나 둘러볼 수 있게 됐다.
현존하는 백제 유일의 정원 유적인 왕궁리 유적 후원은 궁궐터의 북동쪽 구릉에 있다.
발굴조사를 통해 후원은 구릉 아래에 폭 2.7∼7.2m, 길이 485m의 대형 수로가 동쪽, 북쪽, 서쪽을 감싸며 흐르도록 설계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길이가 다른 곡수로(曲水路) 6개와 집수시설(集水施設) 4개, 구릉 정상부의 건물지, 다양한 모양의 괴석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구불구불한 물길, 네모난 연못, 화려한 돌로 정원을 꾸민 왕궁리 유적 후원의 조경기법은 중국 당나라, 일본 아스카 시대와 나라 시대 궁궐 정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며 "당시 백제인이 중국, 일본과 활발히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함께 공개되는 궁궐 담장은 동서 길이 230m, 남북 길이 495m이며, 총길이는 1천454m다. 담장은 잘 다듬은 화강석을 쌓아 올려 만든 것으로 조사됐는데, 높이 1.2m까지 정비됐다. 담장을 따라서는 문이 있던 터 7개와 수구(水口), 지하에 설치된 배수로인 암거배수(暗渠排水)도 볼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왕궁리 유적의 전면 개방을 통해 백제 궁궐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도가 높아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으로 발굴조사와 정비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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