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자 71%가 초등생…가해자 32% "장난삼아·그냥"(종합)

입력 2017-07-10 17:06   수정 2017-07-10 17:07

학폭 피해자 71%가 초등생…가해자 32% "장난삼아·그냥"(종합)

언어폭력·왕따 가장 많아…스토킹·사이버괴롭힘도 증가

교육부 "심층조사 위해 전수→표본조사 전환 검토"…실효성은 '글쎄'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학교폭력 피해 학생 가운데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고 있지만 가해학생 셋 중 하나는 장난삼아 또는 별 이유 없이 폭력을 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폭력 유형으로는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가운데 초등학생은 신체 폭행, 중·고등학생은 사이버괴롭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17개 시·도 교육청이 올해 3월20일∼4월28일 전국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벌인 '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매년 두 차례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한다.

이번 조사에는 초등학교 4학년∼고교 3학년 재학생 441만명 가운데 94.9%인 419만명이 참여해 지난해 10월 이후 학교폭력 경험에 대해 답했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를 본 적이 있다는 학생은 약 3만7천300명(0.9%)이었다. 지난해 1차 조사 때와 비교해 피해학생 비율은 같고, 수는 1천500명가량 줄었다.

교육부는 2012년 이후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피해를 봤다는 학생 비율은 초등학생이 2.1%(2만6천400명), 중학생 0.5%(6천300명), 고등학생 0.3%(4천500명)로 지난해와 같았다.

다만, 피해를 봤다는 중학생과 고등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각 800명과 700명가량 줄면서 피해 학생 가운데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68%에서 71%로 높아졌다.

조사 대상 가운데 초등학교 4학년의 경우 피해 응답률이 3.7%로 모든 학년 가운데 가장 높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의 경우 조사에 처음 참여하다 보니 설문 문항에 더 민감하게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며 "매년 2차 실태조사 응답률이 1차 때보다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피해 유형을 보면 언어폭력(34.1%)과 집단따돌림(16.6%) 비율이 가장 높았다.

초등학생의 경우 두 유형 다음으로 스토킹(13.7%)과 신체폭행(12.6%) 비율이 높았고, 고등학생은 언어폭력에 이어 집단따돌림(15.7%)과 사이버괴롭힘(15.2%) 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피해 유형별 학생 1천명당 응답 건수를 보면 가장 많은 게 언어폭력(6.3건)으로 지난해 1차 조사(6.2건)때보다 늘었고, 스토킹(2.0→2.3건)과 사이버괴롭힘(1.7→1.8건)도 증가했다.


학교폭력 피해는 '교실 안'(28.9%), '복도'(14.1%) 등 주로 학교 안에서 발생했고, 피해 시간도 '쉬는 시간'(32.8%)과 '점심시간'(17.2%)이 많았다.

피해 학생이 응답한 가해자 유형은 '같은 학교 같은 반'(44.2%)과 '같은 학교 같은 학년'(31.8%)이 다수였다.

자신이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라는 응답률은 0.3%(1만3천명)로 지난해 1차 조사 때와 비교해 0.1%포인트(3천명) 감소했다.

학교급별로 가해 학생 응답률은 초등학교 0.7%, 중학교 0.2%, 고등학교 0.1%였으며 지난해보다 초등학교 응답률이 0.3%포인트 하락했다.

가해 이유는 '먼저 괴롭혀서'가 26.8%로 가장 높았지만, '장난으로'(21.8%) 또는 '특별한 이유 없다'(10.0%), '다른 친구가 하니까'(8.3%) 등 뚜렷한 이유 없이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경우도 많았다.

학교폭력을 당한 뒤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는 학생은 78.8%로 지난해 1차 조사 때보다 1.5%포인트가량 낮아졌고, 학교폭력을 목격한 뒤 누군가에게 이를 알리거나 도와줬다는 응답도 78.9%로 지난해보다 8.4%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오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의 경우 심의 건수가 2015년 1만9천968건에서 2016년 2만3천673건으로 늘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교육부는 경미한 학교폭력도 학폭위를 열어 처리하도록 한 방침과, 학생·학부모가 학교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최근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해 학폭위 무용론을 반박했다.

교육부는 매년 2회 전수조사 방식으로 해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더 심층적으로 바꾸고자 앞으로 표본조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발달단계를 고려해 초등학생용 별도 문항을 개발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피해 응답률이 0.9%인 상황에서 표본조사를 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cin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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