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321건·사망 133명·재산피해 1천600억원
(여수=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화학업체가 밀집한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여수산단)에서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산단 조성 이후 지금까지 300여 건이 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고 사망자만 133명 재산피해액도 1천600억원에 달한다.
1967년 조성된 여수산단은 가스누출·화재·폭발 등 가능성이 큰 화학업체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가연성 화학제품인 폴리에틸렌·폴리염화비닐·가성소다 등을 주로 취급, 안전사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
산단 내에서는 대형 화물차나 유조차의 통행량이 많아 교통사고도 끊이지 않고 이로 인한 화학물질 유출 위험도 크다.
그러나 대다수 설비가 40년이 넘어 노후화됐고 작업자들의 관리 부족, 점검부실 등으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 여수시에 따르면 산단이 조성된 1970년 이후 지난해까지 여수산단에서는 총 321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133명이 숨졌고 245명이 다쳤으며 재산피해도 1천600억원에 이른다.
최근에도 2014년 10건, 2015년 7건, 2016년 9건 등 매년 10여건의 안전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 기간에도 8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부주의로 인한 폭발사고와 화재는 올해도 여전해 3건의 안전사고가 났다.
이날도 여수산단 내 롯데케미칼 1공장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플라스틱 제조 원료인 폴리에틸렌(PP)을 저장하는 높이 20m 대형 저장고(사일로)에서 화재가 발생해 300t의 사일로 1기가 파손됐고 보관된 제품 30t이 소실됐다.
원인 미상의 발화로 제품이 연소했고 이 과정에서 유증기가 발생하면서 폭발과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에는 한화케미칼 1공장 폴리에틸렌 생산공정 고압분리기에서 가스가 누출되면서 불이 났다.
앞서 2월에는 폴리에스테르 섬유 원료인 테레프탈산(TPA) 생산공장에서 절단 작업 중 발생한 불꽃으로 불이 나기도 했다.
관계 당국은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관리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안전관리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거나 법규를 위반한 사업장을 중점 관리·점검하고 작업자를 상대로 정기적인 교육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노후 시설 교체 작업은 진척이 없고 화학 물질 위험성에 대한 인식과 관리도 미흡한 실정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여수산단 노후 시설은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뇌관이다. 구조적인 원인을 찾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며 "모든 관계 기관이 협력해 노후 시설을 단계별로 교체하고 위험물질 사용에 관한 통합 매뉴얼을 만들어 체계적인 예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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