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사직 SK전서 구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카카오톡 메시지에 '반드시 다시 일어선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9차전.
롯데가 0-6으로 뒤진 8회초 SK의 공격을 앞두고 한 투수가 마운드 위를 향했다.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이었지만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 팬들은 그의 공 하나하나에 뜨겁게 반응했다.
한때 '당대 최고의 포크볼러'로 불리던 조정훈(32)이었다. 무려 2천583일 만의 1군 복귀였다.
그 사이 조정훈은 3번의 팔꿈치 수술을 했고, 1번의 어깨 수술을 더 했다.
무려 7년이라는 긴 시간을 버티며 수술과 재활을 반복한 조정훈이 다시 마운드에 서서 던지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는 커다란 감동이자 뭉클함이었다.
조정훈은 2005년 1라운드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다. 조정훈의 기량이 폭발한 것은 2009시즌이었다.
그는 타고투저의 광풍이 불어닥친 해당 시즌에 182⅓이닝을 소화하며 공동 다승왕(14승 9패)에 올랐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보여준 압도적인 투구는 지금도 회자할 정도다.
하지만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여파 탓인지 다음 시즌, 조정훈은 부상을 당했다.
조정훈은 2010년 6월 13일 한화 이글스전을 끝으로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롯데 팬들은 조정훈의 복귀 시즌이 2017년일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손민한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에이스'라는 소리를 듣던 젊은 조정훈은 이제 당시 손민한과 같은 나잇대가 됐다.
조정훈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불확실하다. '해피 엔딩'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KBO 리그보다 규모가 훨씬 큰 메이저리그에서도 지금까지 팔꿈치 수술을 3번 이상 받은 투수는 극히 드물고, 성공 사례 역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긴 터널을 빠져나온 조정훈은 이날 7년 만의 1군 복귀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피칭으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조정훈의 카카오톡 메시지는 '반드시 다시 일어선다'였다. 그는 주문과도 같은 그 말처럼 다시 일어서서 희망을 던졌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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