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 내통설' 재점화…대선개입 희석 논란 속 장남유착설

입력 2017-07-10 12:23   수정 2017-07-10 14:27

트럼프 '러 내통설' 재점화…대선개입 희석 논란 속 장남유착설

미러 사이버협력안 십자포화 맞는데 장남-러인사 대선개입 논의정황

측근 내통수사 중 휘발성 악재…트럼프 '가짜뉴스 주장' 또 되풀이되나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한동안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이버 보안대' 창설 문제를 협의하고,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대선 기간 러시아 측 인사를 만난 사실이 잇따라 알려져 후폭풍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푸틴 대통령과 나는 뚫을 수 없는 철옹성 같은 사이버보안대를 조직해 선거 해킹을 비롯한 다른 많은 나쁜 일로부터 보호되고 안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적국이자 지난해 미국 대선 때 해킹으로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러시아와 그런 문제를 협의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까지 빗발치듯 쏟아졌다.

또 이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 주니어가 아버지의 대선 후보 지명 2주 후인 작년 6월 9일 러시아 당국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변호사 나탈리 베셀니츠카야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NYT는 러시아 측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정보를 주기로 약속하면서 이 만남이 성사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정보를 받기로 한 제안에 이끌려 자리에 나섰다고 해명해 보도 내용를 일부 시인했다.

다만 트럼프 주니어와 베셀니츠카야 측은 당시 대선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 측근 여러 명이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가운데 최측근인 장남도 러시아 측과 사적으로 만난 사실이 확인돼 트럼프 대선 캠프의 러시아 내통설에 불이 붙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도우려고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을 지시했다고 파악했으며, 특별검사가 임명돼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이다.

러시아 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집단의 대선 개입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개입됐는지, 이들이 대러제재 등 미국 정책을 둘러싸고 러시아 인사들과 부적절한 교류, 거래를 했는지 등이 수사의 초점이다.

이미 미국 정보기관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민주당전국위원회(DNC) 등의 이메일을 해킹해 공화당 트럼프 후보에게 이로운, 민주당 힐러리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을 유포했다고 지난 1월 결론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에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내통설의 여파로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물러났다.


플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여러 차례 접촉했으며, 이러한 접촉 사실을 거짓 보고한 점이 드러나 취임 한 달도 못 채우고 NSC 보좌관에서 경질됐다.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내통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5월 전격 해임되면서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몸통'인 플린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며 대통령의 외압 의혹을 지난달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공식 제기했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초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키슬랴크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동맹국이 공유한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정보를 유출했다는 보도도 나와 논란이 일었다.

'러시아 스캔들' 파문이 갈수록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론까지 불거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의혹이 나올 때마다 줄곧 이를 부인하고 있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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