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광주시립미술관은 '송영옥 탄생 100년 전'을 광주 서구 농성동 하정웅미술관(옛 전남도지사 공관)에서 오는 9월 17일까지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송영옥은 1917년 제주 출생으로 소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찾아 일본에 건너간 이후 유리공장에서 일하며 주경야독으로 힘겨운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해방 후 조선 국적에서 한국 국적으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선총련계로 분류돼 귀국선에 오르지 못하고 일본에 거주하면서 극심한 빈곤 속에서 예술혼을 불태웠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은 재일동포 하정웅씨가 기증한 회화 작품 총 51점이다.
1958년부터 1992년까지의 작품을 망라하고 있으며 현존하는 송영옥의 작품 대다수를 선보인다.
송영옥은 가난 때문에 출품한 작품을 덧칠해 지우고 그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 넣기를 서너 차례나 반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사라져 버렸을 지도 모를 그의 작품들이 이번에 선보이게 된 것은 하정웅씨의 수집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와 연계해 오는 8월 17일 송영옥의 생애와 예술적 성과, 재일 1세대 작가와 미술경향을 재조명하는 학술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조진호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재일 조선인의 설움, 남북대립에서의 고통, 현실의 고단한 삶이 그대로 투영된 송영옥의 작품은 질곡의 현대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에게 사회를 바로 볼 수 있는 교훈으로 다가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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