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미사일을 개발한 국방과학원의 장창하 원장이 중장(별 2개)에서 상장(별 3개)으로 한 계급 승진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연합뉴스가 이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화성-14' 시험발사 성공 기념 공연 관람(10일 북한 매체 보도) 사진을 분석한 결과 장창하가 상장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김 위원장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장창하는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23주기를 맞아 김 위원장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당시까지도 중장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화성-14' 성공 기념 공연이 9일에 열렸다는 점에서 장창하의 특진은 8일 오후나 9일 오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국방과학원의 수장인 장창하의 전격 승진은 ICBM 개발 성과에 따른 포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국방과학원의 이름으로 '화성-14' 시험발사 성공을 발표, ICBM 개발 주체가 국방과학원임을 밝혔다.
장창하는 6일 김일성광장 등에서 열린 '화성-14' 시험발사 성공을 경축하는 평양시 군민 연환대회에서 미사일 과학자들을 대표해 첫 연설자로 나서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군수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것으로 알려진 장창하는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위성' 발사에 참여한 공로로 최춘식 당시 제2자연과학원(현재의 국방과학원) 원장 등과 함께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
이후 그는 2014년 7월 전병호 전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 사망 당시 국가장의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북한 매체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당시 장창하는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말부터 최춘식의 후임으로 국방과학원 원장을 맡아 신형 미사일 개발을 지휘한 장창하는 최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5월 14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2월 12일·5월 21일), 지대공 요격미사일(5월 27일), 정밀유도 탄도미사일(5월 29일) 등 신형 미사일의 시험발사 현장에 빠짐없이 등장했다.
한편 북한이 장창하와 함께 ICBM 개발의 주역으로 내세우는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대장)과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중장), 전일호 중장은 기존 계급이 유지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면서 이들 '미사일 4인방'을 자신의 바로 곁에 세웠으며, 9일에는 '화성-14' 시험발사 성공 기념 공연을 관람하면서 이들 4명을 좌우 양쪽 옆에 앉히는 등 각별히 챙겼다.
'미사일 4인방' 중 뉴페이스인 전일호는 지난해까지 김책공업대학 자동화연구소 소장으로 소개됐으며, 올해 5월부터 김 위원장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참관에 거의 매번 동행하고 있다.
yooni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