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에 오산 공군기지·평택항 있고 철도시설도 갖춰
北 300㎜ 방사포 타격권은 단점…美, PAC-3 증강배치할듯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 주한미군이 서울 용산시대를 마감하고 평택으로 이전하면 그 위상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올해까지 주요부대를 평택으로 옮길 예정이며, 내년까지 2사단을 포함해 모든 부대가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 주둔할 것이라고 미군 측은 11일 설명했다.
평택기지 면적은 1천467만7천㎡(444만여평)로, 여의도 면적(290만㎡·87만여평)의 5배에 이른다. 외국에 있는 미군기지를 포함해 단일기지로는 세계최대 규모라고 미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군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평택기지는 인근에 오산 미 공군기지와 평택항 등의 군사기지 입지 조건을 갖췄고 기지 내·외부를 연결하는 철도시설까지 만들어 유사시 병력과 물자를 집결시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이 항공기를 타고 오산기지에 내려 평택기지로 신속히 이동할 수 있고, 함정과 선박을 이용해 평택으로 전개되는 병력과 물자도 평택항에서 철도로 기지로 바로 수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키면 주한미군은 반격임무의 최선봉에 나서게 된다. 즉각적인 반격이 이뤄지려면 병력과 물자, 장비가 신속하게 한 곳으로 모여야 한다. 한 곳에 집결된 병력과 장비는 이동 훈련과 교육을 재빨리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김기수 전 주한미군기지 이전 사업단장은 "평택기지는 인근에 에어베이스(오산 공군기지)와 군항(평택항)이 있고 철도시설도 갖췄다"면서 "증원전력 전개가 쉽고 전개된 병력을 신속히 훈련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춰 전략적 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평택에 주둔하는 미군은 동북아지역 분쟁에도 신속히 투입되는 등 '동북아 기동부대' 역할도 맡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이 동북아 분쟁에 투입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 여건을 갖췄다고 평가하면서도 한국 정부와 긴밀한 협의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주한미군이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는 상황이 온다면 대대급 정도가 움직이지 않겠느냐"면서 "그러나 주한미군은 대북 억지력을 발휘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우리 정부와 긴밀한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평택기지는 북한의 300㎜ 방사포의 타격권 내에 있다는 것은 단점이다.
최대 사거리 200여㎞에 이르는 300㎜ 방사포는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발사하면 주한미군 평택·군산기지를 비롯한 우리 군의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계룡대까지 타격권에 넣을 수 있다.
미군 측은 이런 위협에 대응해 평택기지에 패트리엇(PAC-3) 미사일을 증강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한미군은 현재 배치된 PAC-3 CRI(사거리 20여㎞)를 내년까지 PAC-3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로 교체할 계획인데 평택기지 등에도 이 미사일 포대가 전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PAC-3 MSE는 요격 사거리가 35㎞이지만, 최대 40㎞까지 요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로켓 모터와 미사일 조종 날개 등을 개선해 명중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평택에 새 둥지를 트는 주한미군이 보유한 화력을 보면 최고 속도 293km/h, 작전반경 480여㎞인 아파치 롱보우(AH-64D) 공격헬기가 있다. 화기 관제 레이더와 전파 방해 장치가 탑재됐고, 대전차 헬파이어 미사일을 장착했다.
유효사거리 15㎞ 이상의 다연장로켓(M270)의 발사대는 12기의 로켓을 장착한다. 발사대는 스스로 무기를 장착하고 목표물을 조준하는 능력이 있다. 60초 이내에 12발의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
팔라딘 자주포(M109A6)는 기동하다가 완전히 정지한 후 45초 이내에 발사할 수 있다. 사격통제장치가 자동화됐고 사거리는 30㎞에 이른다.
단거리 방공체계인 어벤져(AN-TWQ-1)는 8발의 스팅어 미사일과 50구경 기관총으로 이뤄졌다. 정면관측 적외선 센서와 레이저 추적 탐색기를 갖췄다. 주력 전차인 에브럼스(M1A2 SEP)는 작전시 항속거리 390여km, 최고 속도 시속 67.5km에 이른다. 120mm 활강포와 레이저 탐지기, 열 영상 처리 적외선 센서, 광학 주간 조준기, 디지털 탄도 계산장비로 주·야간 사격이 가능하다.
브래들리 전투 장갑차(M2A3)는 최대 426km를 이동할 수 있고, 실사격 거리 2.2㎞로 분당 100발을 발사하는 25mm 구경 부시마스터 기관총을 탑재했다. 실사격 거리 4.2㎞인 토우미사일 시스템을 갖췄다.
무인정찰기 RQ-7 섀도우는 125㎞까지 떨어진 목표물을 식별할 수 있다. 주·야간 고도 2.4㎞에서 전술 차량을 탐지한다. RQ-11 레이븐은 야간 작전을 위한 전기 광학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됐다. 작전반경은 8~12㎞로 한 번 출격하면 60~90분을 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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