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출범 100일 급속 성장…'메기효과' 톡톡히

입력 2017-07-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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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출범 100일 급속 성장…'메기효과' 톡톡히

예금·대출 모두 6천억 넘어…시중은행들도 모바일 강화

은산분리 완화 지연이 과제…증자 어려워서 대출 중단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 100일만에 예금과 대출 모두 6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 3일 오픈 당일에만 약 4만명이 가입했으며 두 달 만에 올해 예금·대출 목표치를 돌파했다.

케이뱅크가 선전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은행들도 모바일 채널을 강화하며 케이뱅크에 맞서고 있다.

그러나 지금 케이뱅크 성장세는 주춤하고 있다.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법안이 여전히 국회에 묶여 있는 탓에 증자에 어려움이 있으며, 이 때문에 일부 신용대출 상품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 가입 고객 40만명 돌파…예금 6천500억·대출 6천100억



11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가입 고객 수는 현재 40만명이며 누적 예금은 6천500억원, 대출은 6천100억원이다.

케이뱅크는 출범 당시 올해 목표로 예금 5천억원, 대출 4천억원을 잡았지만 두 달 만에 이를 넘어섰다.

케이뱅크 돌풍을 가능케한 동력은 24시간 모바일로 100% 모든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편리성이다.

100% 비대면으로 한밤중에도 스마트폰으로 쉽게 대출받을 수 있어 30∼40대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다.

대출금리는 낮고 예금금리는 높은 가격경쟁력도 무기다.

대표적인 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은 은행권 최고 수준인 2.0%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존 은행들은 우대 금리를 받으려면 주거래 통장을 옮겨타고 신용카드도 발급해야 하는 등 복잡한 것과 달리 케이뱅크에서는 제휴사 제공 코드만 입력하면 된다.

지금은 잠시 판매를 중단한 '직장인K' 대출도 시중은행 신용대출 상품보다 금리가 낮으며, '슬림K 중금리 대출'은 중신용자 대출임에도 한 자릿수 대출금리다.

케이뱅크는 영업점이 없고 시중은행에 비해 직원이 적은 데 따른 비용절감 효과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직원이 1만명이 넘는 시중은행과 달리 케이뱅크 직원수는 240여명뿐이다.

케이뱅크가 선전하면서 시중은행들도 긴장하고 있다. 당장 각종 모바일 채널과 모바일 전용 상품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케이뱅크로 고객이 뺏길까 다양한 우대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카드나 보험 등 계열사와 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케이뱅크 규모가 아직 작은 수준이지만 가속도가 붙으면 순식간에 고객을 많이 빼앗아갈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며 "은행들도 인터넷은행에 대응해 디지털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 풀리지 않는 은산분리 완화…증자 안 돼 대출 중단하기도



케이뱅크가 출범 이후 예상보다 빠른 성장을 보이지만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초기 자본금 2천500억원이 벌써 바닥이 보이고 증자가 필요하지만 은산분리 완화가 국회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에서 산업자본은 은행 주식을 최대 10%만 가질 수 있고,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4% 이상을 가질 수 없도록 한다.

산업자본이 금융회사를 소유해 '사금고'로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 정부는 인터넷은행을 만들며 KT나 카카오[035720]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 인터넷은행을 주도해야 한다며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반대로 은산분리 완화가 막혔으며 지금도 국회에 묶여 있다.

그사이 출범한 케이뱅크는 예상보다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데 따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했다. 당장 증자가 안되다 보니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일부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일단 은산분리 완화 여부와 관계없이 3분기에 증자를 할 계획이다.

당초에는 은산분리가 완화되면 KT[030200]를 중심으로 2천500억원을 증자할 계획이었지만 일단은 증자액도 줄이고 모든 주주가 현재 지분 비율로 동일하게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증자가 이뤄질 수도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증자를 위해 주주사들과 계속해서 의논하고 있지만, 시기나 규모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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