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항총국 당국자·하이난항공 직원이 대상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부패를 폭로하고 있는 중국의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50) 정취안(政泉)홀딩스 회장을 도와준 정보 제공자들이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
중국이 이렇게 궈원구이 회장에 대한 반격에 본격 나선 것은 올가을 열리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폭로가 이어질 경우 권력 구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하이난항공 탑승객 정보 등 기밀자료를 궈원구이 회장에게 제공한 혐의로 민항총국 당국자인 쑹쥔(宋軍)과 하이난항공 직원 마충(馬叢) 등 2명을 구속했다.
중국 공안은 궈원구이 회장이 2015년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이들을 통해 하이난항공 탑승객 146명의 비행 날짜, 출·도착지, 항공편명, 이착륙 시간 등 561건의 정보를 불법 입수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궈원구이 회장이 이들에게 뇌물을 주고 불법적으로 입수한 정보를 날조하고 임의로 왜곡해 중국 지도부의 섹스 스캔들과 부패폭로에 이용하며 중국 대중을 오도하고 있다고 일제히 비난했다.
뉴욕으로 도피 중인 궈원구이 회장은 반부패 사정작업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친인척이 하이난항공 모기업인 HNA그룹 주주라면서 하이난항공 급성장의 배경에는 정치권력이 있다고 폭로했다.
궈원구이 회장은 이어 트위터 계정에 하이항(海航·HNA)그룹 비공개 주주인 왕치산 서기 친인척 인적사항, 하이난항공이 개인 전용기 이용권을 선물한 귀빈들의 명단 등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정보를 공개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여부는 그의 오른팔인 왕치산 서기의 반부패 사정작업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시 주석과 왕 서기의 관계가 나빠지면 지지자들의 동요와 경쟁자들의 입지 강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중국 전문가들은 "궈원구이 회장의 잇따른 부패폭로는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 여부를 결정하고 공산당 지도부를 대거 교체하는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주석의 권력 구도를 공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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