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으로 인구과잉·팽창·과소비 때문…대응시간 얼마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지구가 제6차 대멸종기에 진입했으며 이전에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미국 CNN 방송 등이 새 연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헤라르도 세발로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일반종과 희귀종을 분석해 지난 수십년간 수십억 개체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 대상이 된 육지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2만7천600종 중 거의 3분의 1가량이 개체 수가 감소하거나 서식지 범위가 줄었다.
특히 연구가 잘 이뤄져 있는 육지 포유류 177개 종의 경우 1900∼2015년 사이 서식지를 최소 30% 잃었고, 40% 이상의 종이 심각한 개체수 감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 수십억 마리도 지구 상에서 사라졌다.
그럼에도 개체 수가 줄고 있는 수천 종 가운데 약 3분의 1은 멸종위기종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생물학적 소멸은 생태, 경제, 사회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인류는 이 같은 훼손에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생동물은 서식지 파괴, 남획, 오염, 다른 종의 침범, 기후변화 등으로 죽어간다.
그러나 가장 궁극적인 원인은 인구 과잉과 팽창, 과소비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스탠퍼드 대학의 생물학자 파울 에를리히는 "문명은 결국 지구 상의 동식물, 미생물에 달린 만큼 우리가 보고서의 심각한 경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대응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지구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많은 생물이 지질학적으로 거의 같은 때에 한꺼번에 절멸하는 대멸종기를 겪었다.
1차 멸종기는 4억4천300만년 전 오르도비스 말기로 심각한 빙하기가 해수면을 100m가량 낮추면서 당시 생물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해양 생물종의 60∼70%를 멸종시켰다.
3억6천만년 전 데본기 말은 2차 멸종기로 오랜 기간에 걸친 기후변화로 얕은 바다에 서식하던 생물이 큰 타격을 받았다. 산호를 비롯해 약 70%의 생물이 사망했다.
3차 멸종기는 2억5천만년 전 페름기 말이다. 지구 역사상 멸종 규모가 가장 컸다.
삼엽충과 대벌레 등 생물종 95% 이상이 지구에서 사라졌다. 시베리아에서 대규모 화산 분출이 일어나 지구 전체에서 고온 현상이 나타난 것과 연관이 있다.
다음 멸종기는 2억년 전 트라이스기 말이다. 이 역시 또 다른 화산 분출로 인한 것이었으며 생물종 약 75%가 소멸했다.
가장 최근 멸종기는 6천500만년전 백악기 말인데 오늘날 인도 지역에서 대규모 화산 분출이 발생한 직후 멕시코에서 거대한 소행성 충돌이 잇따랐다는 가설이 있다.
이 시기에 공룡과 암모나이트 등이 멸종했으며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가 번성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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