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백제 무왕(600∼640) 때 만들어진 궁궐터인 전북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유적(사적 제408호) 내 후원과 궁궐 담장이 11일 일반에 개방됐다.
왕궁리 유적은 1989년부터 발굴 및 정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왕궁리유적은 동아시아 왕궁 건설의 원리와 기술을 활발하게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유적으로,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현존하는 백제 유일의 정원 유적인 왕궁리 유적 후원은 궁궐터의 북동쪽 구릉에 있다.
발굴조사를 통해 후원이 구릉 아래에 폭 2.7∼7.2m, 길이 485m의 대형 수로가 동쪽, 북쪽, 서쪽을 감싸며 흐르도록 설계된 것으로 확인됐다.
길이가 다른 곡수로(曲水路) 6개, 집수시설(集水施設) 4개, 구릉 정상부의 건물지, 다양한 모양의 괴석도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구불구불한 물길, 네모난 연못, 화려한 돌로 정원을 꾸민 왕궁리 유적 후원의 조경기법은 중국 당나라, 일본 아스카 시대와 나라 시대 궁궐 정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며 "당시 백제인이 중국, 일본과 활발히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함께 공개되는 궁궐 담장은 동서 길이 230m, 남북 길이 495m이며, 총 길이는 1천454m다.
담장은 잘 다듬은 화강석을 쌓아 올려 만들었으며 높이 1.2m까지 정비됐다.
담장을 따라 문이 있던 터 7개와 수구(水口), 지하에 설치된 배수로인 암거배수(暗渠排水)도 볼 수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28년의 발굴과 정비를 거쳐 백제왕궁과 함께 정교한 수리체계를 갖춘 백제 후원의 실체도 함께 공개됐다"며 왕궁리 유적지를 방문하면 고대 궁성에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