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 참여기업 '스마디'의 창업스토리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요즘 후배들은 취업에만 목표를 두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취업 말고 창업에 도전해보세요."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성균관대 지역협력연구센터(GRRC)'에서 만난 주식회사 스마디의 공동창업자인 오경식(34) 이사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후배 청년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그의 옆에 앉아있던 이정민(33) 대표이사도 "창업을 막연히 어렵고 힘들 길로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창업은 꿈과 열정만 있다면 시도해볼 만한 또 다른 취업옵션"이라고 거들었다.
이 30대 초반의 두 젊은이는 스마트폰 액세서리와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공동창업자이자 동료다.
성균관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선후배 사이기도 한 이들은 친구들이 모두 대기업 취업만을 목표로 공부했을 때 창업을 꿈꿨고, 실제로 창업에 성공한 기업인이다.
오 이사는 "기업에 취직하면 기계 부속처럼 살아야 할 것 같았다. 내 아이디어로 내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행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창업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석사 졸업 후 성균관대의 도움을 받아 2011년 성균관대 부설 연구소인 '스마트융합디자인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대학·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창업 기술을 배웠다.
2년간의 창업준비를 마친 그는 박사과정을 졸업한 이 대표와 공동으로 2013년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생산하는 스마디를 창업했다. 스마디는 스마트융합디자인 연구소의 별칭이기도 하다.
스마디의 롤모델은 IT 주변기기 전문기업인 벨킨이다. 창업 초반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창업 첫해 스마트폰 게임을 손쉽게 할 수 있는 게임 컨트롤러를 출시해 KT에 2만 개를 납품해 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해 사용하는 셀프 음주측정기, 민물낚시용 어군탐지기, 피부 수분을 측정하는 스마트 수분측정기, 방수기능의 블루투스 스마트 스피커가 모두 스마디의 아이디어 제품이다.
그러나 게임 컨트롤러 이후 다른 제품으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해 매출이 급감하면서 창업 3년 차 기업이 겪는 '데스 밸리(death valley)'가 스마디에도 찾아왔다.
그러던 중 2015년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와 인연을 맺고 참여업체로 선정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GRRC는 경기도가 예산을 지원해 유망한 기업과 지역 대학들이 협업 및 공동연구를 벌여나가는 형태의 장기적인 산학 공동 프로젝트다.
스마디는 성균관대와 함께 GRRC 사업에 참여해 '스마트 미러'를 개발중이다.
스마트 미러는 평상시에는 일반 거울이지만, 스마트 미러 앱을 설치한 사람이 거울 앞에 서면 그가 필요로 하는 정보가 터치스크린 형태로 나타난다.
대학생의 경우 수강신청 및 성적관리, 동아리 소식, 식당 메뉴, 자취방 정보, 대중교통 정보 등이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스마디는 스마트 미러 시스템을 공공기관과 대중교통 시설, 병원 등 지역 사회 전반에 확산시킨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다.
GRRC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스마디의 매출도 회복세를 보였다.
오 이사는 "GRRC 참여기업이 되면서 교수님을 비롯해 학교 연구진과 언제든지 만나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어 엄청나게 도움이 됐다"면서 "앞으로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GRRC 사업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경기도는 지난해까지 총 1천76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1천562개 과제를 산학협력으로 진행했다.
이 사업을 통해 1천142건의 특허가 출원·등록됐으며 577건의 제품 실용화와 443건의 기술이전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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