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주민들의 전자파 인체 유해성 문제 제기로 지난해 10월 운영이 중단된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기상관측용 엑스밴드 레이더 운영 재개를 놓고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11일 오후 연구원 1층 콘퍼런스 룸에서 대화마을 주민들을 초청해 기상관측용 레이더 운영에 따른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연구원 측은 설명회에서 레이더 운영 목적과 현황, 전자파 안전성 기준·검증 방법 등을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연구원이 2013년 7월 기상관측용 레이더를 설치할 때도 주민동의가 없었다"면서 "기상관측을 위해 레이더에서 송수신되는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해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는 연구원 측의 말을 믿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들은 "유해성 문제가 없다면 레이더를 주거밀집 지역이 아닌 산지나 다른 곳에 설치해 운용해야 한다"면서 "주민이 원하지 않는 레이더 운용을 연구원은 당장 멈추고 다른 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오늘 들은 주민 의견과 향후 레이더를 어떻게 관리, 운용할지에 대한 내부 검토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주민들에게 답변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이 2013년 7월 연구원 옥상에 설치한 레이더에서 발사되는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 문제를 지난해 대화마을 주민들이 제기해 연구원은 운영을 잠시 중단했다.
이 기상관측용 강우 레이더는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고양 지역 등에 침수피해가 예상될 때 위험 경보를 알리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 설치된 것이다.
이듬해인 2014년 6월 10일 고양시 일대에서 발생한 용오름을 국내 최초로 관측하고 지난해 8월 2일 집중호우 때는 인천·부천·서울 남부의 침수 위험지역을 예측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대화마을 주민들이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해 지난해 10월부터 레이더 운영을 중단했다.
기상관측용 레이더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엑스밴드 레이더와 비슷한 주파수를 사용한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해 서울 동작구 본청과 인천기상청 등에 엑스밴드 레이더를 설치할 예정이었지만, 인근 주민들 반대로 포기했다.
이동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구원에 설치된 레이더의 최대 출력은 8㎾로 사드 레이더 81㎾보다 훨씬 작아 유해성 문제는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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