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지난달 13일 처음 공개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는 현대차 입장에서 의미가 남다른 모델이다.
한국 1위 완성차 업체임에도 지난 3년간 소형 SUV 시장이 10배로 커지며 르노삼성 'QM3'와 쌍용 '티볼리'가 질주하는 것을 지켜만 보다가, 뒤늦게 자기 '몫'을 찾겠다며 내놓은 야심작이기 때문이다.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티셔츠를 입고 나와 코나를 소개할 정도니, 그 절박함을 짐작할만하다.
실제로 11일 만난 코나 곳곳에는 현대차가 '공을 들인' 흔적이 뚜렷했다.
우선 겉모습부터 기존 국내 주류 소형 SUV와는 확실히 달랐다. QM3나 티볼리가 눈(헤드램프)이 크고 전체적으로 곡선이 많이 들어간 '귀여운' 차라면, 코나는 LED 주간주행등(DRL)과 헤드램프를 위아래로 나눠 길고 찢어진 눈매의 '날렵하고 세련된' 인상이었다.
얼굴은 시트로앵 'C4 칵투스'와 닮았고, 돌출된 플라스틱 펜더(바퀴 덮개) 등 '풍채'는 같은 현대차 '투싼'과 비슷해 일부 소비자는 벌써 '칵투싼'이라는 별명까지 붙였지만,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주행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자유로에서 시속 100㎞ 이상 속력을 내도 소형차답지 않게 차체에 안정감이 느껴졌다. 시승차량의 엔진이 출시 모델 가운데 가장 출력이 큰(177마력) '가솔린 1.6T' 엔진이라서 그런지, 가속 성능도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시승 전 사전 행사에서 "동급 경쟁차보다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이 4초나 짧다"고 강조한 현대차 정찬복 이사(소형RV 총괄 PM)의 말이 떠올랐다.
'힘'과 함께 코나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일반적으로 소형 SUV급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각종 '편의장치'였다.
우선 운전자 앞에 속도 등 주행 상황과 운행 방향을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눈에 띄었다. 다만 전면 유리에 표시하는 일반적 HUD가 아니라, 스티어링휠(핸들) 앞쪽에 별도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돌출되는 특이한 구조였다.
앞차나 보행자와의 간격이 짧으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와 함께 스티어링휠을 스스로 움직여 바로잡는 '차로 이탈방지 보조', 사이드미러(옆 거울) '사각지대'에 있는 차를 인식해 알려주는 '후측방 충돌 경고' 등의 안전장치도 유용해 보였다.
현대차도 사전 행사에서 "코나의 안전장치들 덕분에 운전에 자신이 생겼다"는 1호차 구매자 변호사 이은진 씨의 소감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코나에서는 소형 SUV 시장의 '후발 주자'로서 현대차의 수많은 고민과 노력이 엿보였다. 출시 한 달 만에 7천여 건의 계약이 이뤄졌다니, 소비자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다만 경쟁차들에 비해 높은 가격대, 다소 낮은 연비 등은 아직 코나의 '롱런' 여부를 가를 변수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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