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전 빈발, 유탄 사망 잇달아…주민들 극도의 불안감 호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세계적인 관광도시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가 '폭력도시'로 변질하고 있다.
빈민가를 중심으로 총격전이 수시로 벌어지고 유탄에 맞아 숨지거나 다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난으로 발이 묶인 정부 당국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11일(현지시간) 리우 시의 치안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폭력 때문에 거리가 갈수록 썰렁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신문은 최근 들어 유탄 사망 사건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이 극도로 예민해졌다고 전했다.
리우 주 정부 산하 공공치안연구소(ISP)의 자료를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각종 폭력사건으로 2천942명이 사망했다. 하루 평균 19명꼴로 사망했다는 뜻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보고된 사망자 2천528명(하루 평균 16명)과 비교하면 16.32% 늘었다.
지난 한 해 동안 리우 주에서 발생한 강력사건 사망자는 6천248명(10만 명 당 37.6명)에 달했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2009년(7천110명, 44.9명) 이후 7년 만에 최악이다.
ISP는 현재의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사망자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리우 주민들은 잇단 유탄 사망 사건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리우의 빈민가 근처에서는 지난주에만 주민이 유탄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5차례 발생했다.
비정부기구(NGO) '평화의 리우'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리우 시 일대에서 유탄에 맞아 사망한 어린이는 모두 35명이다. 올해 상반기에 사망한 어린이는 5명이다.
'평화의 리우'의 안토니우 카를루스 코스타 회장은 경찰이 벌이는 '마약과의 전쟁'과 대형 범죄조직 간 충돌, 총기 밀거래 확대 등을 유탄 사망 사건 증가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중앙·지방정부의 재정위기도 치안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리우 주 정부는 올해 경찰 4천 명을 증원할 계획이었으나 예산 부족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으며, 경찰의 장비도 노후화해 효율적인 치안행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당국은 빈민가에 경찰평화유지대(UPP)라는 치안시설을 설치하고 '범죄와 전쟁'을 계속하는 한편 빈민가에 관광용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등 환경정비에 나섰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편, 치안불안 때문에 리우의 관광산업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브라질 상업·서비스·관광협회(CNC)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1∼4월에만 치안불안 때문에 리우의 관광산업이 3억2천만 헤알(약 1천130억 원)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범죄 발생률이 10% 증가할 때마다 관광 관련 업체의 수입이 1.8%씩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경제 회생을 위해서는 고질적인 치안불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