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사거리 6천200㎞…성공까지 2~3년 걸려"

입력 2017-07-12 09:33   수정 2017-07-12 09:35

"北 'ICBM' 사거리 6천200㎞…성공까지 2~3년 걸려"

장영근 항공대 교수…"대화로 풀 수 있는 골든타임 남아"

"북한, 화성-14형 성능 개량에 본격적으로 나설듯"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은 사거리가 6천200㎞로, 미국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공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석됐다.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장영근 교수는 12일 '기술적 측면에서 본 화성-14 ICBM'이란 제목의 분석자료를 통해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하고 전력화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하려면 2~3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북한은 화성-14형 발사 당시 기술적 '난이도'를 낮추고자 핵탄두 질량을 900㎏으로 맞춰 고각발사를 했다면서 "이때의 사거리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6천200㎞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평양에서 알래스카까지는 6천㎞, 하와이까지는 7천600㎞, 샌프란시스코까지는 9천㎞가량이다.

장 교수는 "화성-14형 ICBM에 표준핵탄두를 탑재하는 경우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공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ICBM의 사거리를 가지나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화성-14형은 한 쪽면 바퀴가 8개인 중국제 이동식발사차량(TEL)인 'WS51200'(길이 20.1m)에 탑재되어 길이는 19.5m로 분석됐다.

1단 추진체는 길이 11m, 직경 1.4m이고, 2단 추진체는 길이 3m, 직경 1.2m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북한 핵탄두의 표준질량은 600㎏으로, 이를 기준으로 화성-14형을 정상궤적으로 발사했을 때 사거리는 8천100㎞"라며 "그러나 북한은 화성-14형을 발사할 때 정점고도를 낮추고자 핵탄두 질량을 900㎏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화성-14형 발사 다음 날인 지난 5일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을 짧은 기간에 우리 식으로 새롭게 설계하고 제작했다"고 주장한 것은 핵탄두 질량을 900㎏으로 늘려 발사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장 교수는 분석했다.

장 교수는 "북한이 표준핵탄두의 질량을 450㎏으로 경량화시키면 사거리가 9천㎞로 추정되어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미국 서해안까지 타격할 수 있다"면서 "현재 2단 추진체로 구성된 화성-14형 ICBM에 3단 추진체를 추가하면 표준핵탄두 질량(600kg)에서도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으므로 북한은 화성-14 ICBM의 성능을 증진시키는데 본격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화성-14형의 대기권 재진입과 관련한 명확한 데이터나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않아 재진입에 성공했는지 불확실하다"면서 "북한이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했지만, 화성-14형이 전략 목표물을 공격할 정도로 충분한 정확도를 가졌다고 믿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상당한 수준에 와 있는 ICBM의 신뢰성, 안정성, 재진입 기술 능력과 정확도를 확보해 미국 본토를 타격하고, 전장에서 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력화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2~3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더 빨라질 수도 있겠지만 이 기간이 우리에게는 대화로 풀 수 있는 골든타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미국의 '레드라인'과 관련,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단계까지 가는 것을 레드라인으로 보는 듯하다"면서 "미국이 언급한 레드라인은 북한이 미국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상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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