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산소 잡는 나노입자가 패혈증 치료한다

입력 2017-07-12 12:00  

활성산소 잡는 나노입자가 패혈증 치료한다

IBS 현택환 단장·서울대병원 이승훈 교수 공동연구팀 성과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패혈증은 인체가 바이러스나 세균 침입에 과잉 반응해 온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균이 돌아다니면서 폐나 간, 신장 등 장기를 공격해 발병 몇 시간 만에 환자가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3천150만명의 패혈증 환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53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항생제·항진균제를 투여하거나 수액을 공급하고 혈압을 유지하는 등 보조적인 조치만 취할 뿐이다.

국내 연구진이 인공 나노입자를 이용해 패혈증 치료제 효과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현택환 단장과 서울대학교병원 이승훈 교수 연구팀은 항염증 작용이 뛰어난 '세리아-지르코니아 나노입자'(이하 합성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한 번 주입하는 것만으로도 반영구적으로 항산화 작용을 할 수 있다.

인체가 패혈증에 걸리면 활성산소가 과다하게 발생하고, 염증 과민반응으로 조직 괴사와 장기 손상이 일어난다.

패혈증 치료는 이 같은 활성산소에 의한 전신 염증 유발을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구팀은 2012년 동물실험을 통해 세리아 나노입자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뇌출혈·알츠하이머병 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나노입자의 성능을 높이고 사용량을 줄임으로써 생체 독성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세리아 나노입자를 지르코늄 이온과 결합시키게 되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세륨 3가 이온' 비율이 2배 높아지면서도, 유지력은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급성 패혈증을 유발한 쥐에 이번에 개발한 합성 나노입자를 투여하자 감염 2주 내 생존율이 2.5배 높아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현택환 단장은 "강력한 항산화·항염증 효과를 갖는 나노입자를 패혈증 환자의 시술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의 '가장 주목받는 논문'(Hot Paper)으로 선정돼 지난 5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팀은 해당 성과에 대해 국내 특허 등록과 해외 특허 출원을 끝냈다.

jyou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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