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화의 140개 훌쩍 넘을 듯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4-3 리드를 잡은 9회 초 1사 1, 3루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김상호는 3루수 방면 병살타를 쳤다.
더 달아나지 못한 롯데는 지난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9회말 김태균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내줬다.
결국, 연장 11회 접전 끝에 5-4로 승리하긴 했지만, 롯데는 득점 기회 때마다 나온 병살타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4회초 1사 1루에서는 앤디 번즈가, 5회초 1사 만루에서는 이대호가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이날 병살타 3개를 쳤다.
필승조를 불필요하게 소모한 것은 물론 8회말 구원 등판한 '왕년의 에이스' 조정훈의 7년 만의 첫 승리 기회도 날렸다.
이날까지 롯데는 84경기에서 병살타 91개로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2위인 넥센 히어로즈(82개)보다 9개가 많고, 최하위인 삼성 라이온즈(57개)보다는 1.6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이 추세가 끝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롯데는 올 시즌 총 156개의 병살타를 기록하게 된다.
한화가 2013년에 세운 KBO 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병살타(140개)를 훌쩍 뛰어넘는 페이스다.
'국가대표 4번 타자' 이대호(35)가 6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한 올 시즌, 롯데는 적어도 공격력에서만큼은 걱정이 없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롯데는 타선의 파괴력보다는 공격의 맥을 끊는 병살타가 더 눈에 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롯데의 클린업트리오는 3번 이대호-4번 최준석-5번 강민호로 구성됐다.
장타력은 빼어나지만 하나같이 발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었다. 땅볼이 나왔을 때 웬만하면 병살 플레이로 이어졌다.
이에 롯데는 3번 자리에 호타준족의 전준우를 배치하고 이대호를 4번으로 돌렸지만, 병살 문제는 좀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최준석(18개), 이대호(16개), 번즈(11개), 강민호(7개), 신본기(6개), 문규현·이우민·전준우(이상 5개) 등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병살이 나오고 있다.
최준석이 타격 부진으로 최근 10경기에서 5경기에만 선발 출전하고, 번즈가 옆구리 부상으로 43일 동안 결장한 것을 감안하면 심상치 않은 수치다.
롯데가 지난주(4~9일) 팀 평균자책점 3.78로 리그 2위에 해당하는 짠물 투구를 선보이고도 2승 4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 역시 뿌린 대로 거두지 못한 타선의 무기력함과 무관치 않다.
쉽게 풀 수 없는 롯데의 딜레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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