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이 올가을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해외인터넷 우회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 접속로 차단에 나서면서 외국 가상사설망 업체들이 대목을 맞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중국 정부가 가상사설망 서비스 업체들에 대해 서비스 중단 명령을 내리면서 이들과 경쟁해온 외국 가상사설망 업체들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해외사이트 접속 차단을 위한 인터넷 감시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우회해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에 대한 접속 서비스를 제공해온 국내 업체들에 대해 지난 1일 자로 폐쇄 명령을 내렸다.
공업신식화부는 또 차이나 모바일(中國移通), 차이나 유니콤(中國聯通), 차이나 텔레콤(中國電信) 등 자국 내 3대 국영 이동통신사들에 대해서도 내년 2월 1일까지 가상사설망 업체들의 접속을 차단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외국에 서버를 둔 가상사설망 업체들은 최근 중국 가입자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적잖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인터넷 업체 골든 프로그의 선데이 요쿠바이티스 대표는 "중국 당국의 최근 조치는 국내 VPN 서비스 제공업체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내가 스위스에서 운영하는 비프르VPN의 경우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인기 가상사설망 업체인 그린VPN이 '감독 당국의 통지문'을 받고 서비스를 폐쇄한 이후 뉴욕에 본사가 있는 킵솔리드VPN도 중국 가입자들의 다운로드가 배 이상 늘어났다.
비프르VPN이나 킵솔리드VPN은 중국 이동통신사들의 단속을 피해 정상적인 접속 서비스로 위장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 당국의 새로운 기술 장벽을 넘어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본사가 있는 익스프레스VPN이나 홍콩의 퓨어VPN 등 다른 외국 가상사설망 업체들도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로 인해 접속 서비스 제공에 지장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인터넷 통제로 인해 일반인들의 가상사설망 접근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서비스 이용을 고려하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냉각 효과'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캐나다 토론토대학 산하 사이버해킹 연구기관인 시티즌 랩의 로터스 루안 연구원은 "가상사설망은 기업인이나 연구원에게 꼭 필요한 수단"이라며 "중국 정부가 인터넷 전체를 통제하고 감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안 연구원은 이어 "사람들은 해외 서버를 통해 자기 자신만의 가상사설망을 설치하거나 중국 시청자들을 위해 해외에서 뉴스와 정보를 번역하고 있는 '정보 브로커들'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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