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평가 비리' 여파에 면세점주 희비교차(종합)

입력 2017-07-12 16:04   수정 2017-07-1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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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평가 비리' 여파에 면세점주 희비교차(종합)

특혜 의혹 한화갤러리아·두산 하락

호텔신라·신세계 '반사이익' 기대에 상승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감사원의 '면세점 선정과정 비리의혹' 발표로 12일 면세점주들 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면세점 선정과정에서 부당하게 점수를 더 받은 것으로 드러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와 두산[000150] 주가는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의혹에서 비켜난 호텔신라[008770]와 신세계 등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은 업계 경쟁 완화 등으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3.38% 떨어진 3만원에 장을 마쳤다.

롯데그룹 면세점을 운영하는 비상장사 호텔롯데의 대주주인 롯데쇼핑[023530]도 1.84% 하락한 29만3천원에, 두타면세점을 운영하는 두산도 0.41% 내린 12만5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에 비해 호텔신라는 7.81% 상승한 5만6천600원에, 우선주인 호텔신라우[008775]는 22.49% 뛰어오른 5만100원에 마감했다. 신세계도 0.64% 올랐다.

면세점 관련 종목 주가 흐름이 엇갈린 것은 2015∼2016년 면세점 특허권(영업권) 심사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1차 면세점 대전'으로 불린 2015년 7월 특허권 심사 때 부당하게 평가점수를 더 받아 호텔롯데를 제친 것으로 드러났다.

두산은 2015년 11월 '2차 면세점 대전'에서 재승인을 받지 못한 롯데월드타워점 특허를 따냈는데 감사원 감사 결과 관세청이 특허심사 2개 개량항목에서 호텔롯데 점수를 부당하게 더 깎아 호텔롯데 대신 선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12월 롯데월드타워점 특허 재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전 정권에 로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 감사에서는 관세청이 기초자료를 왜곡해 지난해 12월에 추가 가능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수를 1곳에서 4곳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감사원은 롯데 등의 면세점 청탁 의혹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드러난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은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정에 이 같은 위법사항이 발견됐다며 관세청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 및 수사 의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검찰 수사 결과 부당하게 점수를 더 받은 업체들의 특허권이 취소될 경우 호텔신라나 신세계 등 의혹에서 비켜나 있는 기존 업체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두산 등 면세점 선정 당시 혜택을 받은 기업은 사업권이 취소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신규투자나 마케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도 "한화나 두산 등 면세점 선정 당시 혜택을 받은 업체들의 특허권이 취소된다고 가정하면 다른 사업자들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한화와 두산을 합친 점유율이 3% 정도인데 이를 '빅3' 사업자가 1%씩만 가져가도 경쟁완화 등을 고려할 때 매출이 최대 6∼7%씩 늘어나게 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실제로 특허권이 취소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최근 좋지 않은 면세점업계 상황 등을 고려하면 반사이익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오늘 면세점주 흐름은 부당한 혜택을 본 업체들의 특허권이 취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인데 고용문제 등을 고려하면 실제 취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업황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주가가 다소 과도하게 움직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 연구원도 "면세점 실적은 바닥을 찍었으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주가가 싸다고 하기 어렵다"며 일부 수혜주들의 반등은 단기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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