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권양숙 여사 예방…"보수·진보 균형 있는 대한민국 건설"
권양숙 여사 "진영 정치보다 대한민국 위한 정치를 해달라"
(서울·김해=연합뉴스) 이한승 고상민 기자 =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1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았다.
보수야당의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한국당과 차별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외연 확장을 위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통합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방문에는 하태경 최고위원과 당직자 등이 함께했다.
이 대표는 묘역 앞에서 묵념한 뒤 방명록에 "바른보수로 보수를 재건해 보수와 진보 두 날개로 나는 균형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어 약 35분 동안 노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개혁적인 보수를 위해 특권이나 반칙이 없는 공정한 시장경제 만들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특권 없는 세상, 반칙 없는 세상과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보만으로는 노 전 대통령이 이루지 못한 뜻을 이룰 수 없는 만큼 보수도 그 일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여사는 지난 17대 국회에서 이 대표가 참여정부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진 것을 기억하면서 "무서운 사람이 온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부드러운 사람이다"라고 말했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권 여사는 이 대표에게 "세월이 지나니 시국을 보는 시각도 달라지는 것 같다"며 "진영 정치보다는 대한민국을 위한 정치를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국익을 위해 협력할 건 협력하고, 목소리를 내야할 때는 그 큰 목소리를 내주셔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권 여사 예방을 마치고 곧장 경주로 이동해 탈핵 에너지 정책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후 경주 지역 농민단체와 간담회도 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대표 취임 이후 첫 민생행보로 영남 지역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배신자라는 거짓 프레임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찾았다"며 "바른정당은 국민을 배신하지 않았고 국민 편에 섰다"고 설명했다.
한편, 토론회가 열린 동국대 경주캠퍼스 100주년 기념관에서는 극우 성향 보수단체 회원 10여명이 고함을 치고 난동을 부려 경찰이 출동하는 등 행사 진행에 다소 차질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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