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가까운 은행서 중금리 카드론 독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의 상당수 은행이 무담보로 개인에게 돈을 대출하는 '카드론' 확대를 위해 지점과 행원에게 세일즈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대출 부실화 우려가 제기됐다.
12일 아사히신문이 카드론을 취급하는 거대은행 5곳과 전국지방은행협회에 가맹한 64개 은행 등 모두 69곳을 상대로 지난달 서면조사한 결과, 응답은행(50곳)의 60%(29곳) 가량이 카드론 계좌 수나 융자액 증가를 지점이나 행원의 평가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5곳은 지점과 행원 모두가 평가대상이라고 했다.
영업현장에 할당 목표가 하달된 은행도 있는 분위기다. 은행 전체 경영계획의 하나로 카드론 융자나 계좌의 수치 목표가 있다고 한 곳은 응답은행의 60%에 가까웠다.
예컨대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카드론 주력상품 융자잔고를 내년 3월말까지 4천800억엔으로 늘리려고 한다. 이는 3년 전의 1.5배 규모다.
일본의 카드론 대출잔고는 2016년도 말 5조6천억엔(약 56조4천억원)으로, 최고금리가 20%인 소비자금융(대부업)의 4조1천억엔을 크게 웃돌 정도로 불어났다.
이처럼 은행들이 카드론에 집착하는 것은 금리 때문이다.
일본에서 카드론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4~14%대로 중금리에 해당하므로, 마이너스금리 시대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카드론 늘리기에 골몰하면서 자칫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은행은 비판이 제기되는 것을 의식해 '목표의 수준을 재검토했다'고 답했지만 '무리 없는 범위에서 추진하고 재검토는 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카드론 등으로 인한 다중채무 우려가 일자 일본변호사연합회는 대부액 상한(연수입의 3분의1)이 있는 소비자금융 정도의 규제를 요구했지만 전국은행협회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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