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물가에 장바구니 들고 국경 넘는 스위스인

입력 2017-07-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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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물가에 장바구니 들고 국경 넘는 스위스인

노르웨이보다 비싼 식료품…마트 과점 체제에 비싼 임대료·인건비 영향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빵과 시리얼, 우유, 올리브유 등 동일한 브랜드의 식료품 몇 개를 샀더니 프랑스 마트에서는 30.43 유로가 나왔지만 스위스는 58.17 유로(64.25 스위스 프랑)가 영수증에 찍혔다.

스위스 공영 스위스앵포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스위스 마트 영상을 올리며 비싼 물가 때문에 스위스인들이 국경을 넘어 독일, 프랑스에서 장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주변국보다 비싼 물가가 논란이 되면서 정치권, 소비자단체도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유럽연합(EU) 통계기관 유로스태트의 자료를 보면 스위스의 식품, 무알코올 음료 가격은 EU 28개국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173으로 가장 높았다. 물가 높기로 유명한 노르웨이도 163으로 스위스보다는 낮았다.

독일(106), 프랑스(112), 이탈리아(112) 등은 EU 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호텔·식당 물가는 스위스가 유럽 평균보다 67%, 의류 물가는 43% 높았다. 가전제품(-3%), 가구(-3%) 정도가 EU 평균에 근접했다.

원정 장보기 때문에 정작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스위스인들이다.

스위스 소매업 매출은 작년에 1.5% 줄었고 2015년에는 2.2%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2015년 유로화와 스위스프랑 가치의 차이를 줄이는 환율 정책을 취하면서 국경을 넘어 장을 보는 행렬은 더 길어졌다.

2015년에만 원정 장보기로 100억 유로(13조1천억원)가 빠져나갔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주마다 독일에서 장을 본다는 미구엘 페레이라는 스위스앵포에 "스위스에서 바구니 채울 돈이면 독일에서는 차 한 대를 다 채운다"고 말했다.

소매업이 역성장하는 사태까지 이르자 스위스 국민당은 수입 식료품 면세 기준을 현행 300스위스프랑에서 50스위스프랑으로 낮추자는 안을 들고 나왔다.

프랑스어권 소비자단체(FRC)는 두세 개 대형 마트가 소매업을 과점한 시장 상황과 비싼 임대료, 물류비용을 지적하면서 수입업자의 가격 정책도 소비자들을 골탕먹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수입업자가 상품에 부당한 가격을 매기지 못하도록 하는 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해 서명운동에 나섰다.

영국 마트 테스코의 영업이익률이 5.2%, 프랑스 까르푸가 20.9%인데 비해 스위스 마트 체인 미그로는 40.2%에 이른다는 보고서가 최근 공개되면서 대형 마트가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미그로측은 비싼 임대료와 높은 급여가 비싼 물가의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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