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 나이지리아 대통령, 부통령에 권력 넘기고 영국서 치료
93세 짐바브웨 대통령 건강검진차 올해 세 번째 싱가포르행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나이지리아와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대통령들이 외국에서 장기간 머물며 치료를 받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들을 둘러싼 와병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대통령은 나이가 적어도 70을 훌쩍 넘을 정도로 고령이어서 차후 이 나라의 지도력 공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12일 아프리카 언론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와병설이 나돌던 무함마두 부하리(74)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병가를 내고 현재 영국 런던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올해 들어 건강 검진 등을 이유로 한 2번째 영국행이다.
올해 1월 영국을 찾았을 때 약 2달간 병원에 머물렀던 부하리 대통령은 지난 5월7일 예미 오신바조 나이지리아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한 뒤 수도 아부자를 떠나 런던으로 다시 왔다.
이러한 정황을 토대로 나이지리아 언론은 부하리 대통령이 2019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지에 관한 전망 기사를 쏟아 내고 있다.
오신바조 부통령은 전날 런던에 직접 들러 부하리 대통령의 건강을 살펴본 뒤 고국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부하리 대통령의 구체적인 진료 항목과 병명 등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부하리 대통령의 마지막 공개 모습은 야윈 몸 상태로 영국으로 출발하기 전 보코하람에 억류됐다 풀려난 여성들을 환영하는 행사에서 현지 국영 TV에 잠깐 잡혔을 때다.
육군 장성 출신인 부하리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속귀 염증에 따른 내이염으로 영국 런던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부하리 대통령은 네 번째 도전 만에 2015년 나이지리아 대선에서 당선됐다. 그는 1983년 쿠데타를 일으켜 민선 대통령을 축출하고 정권을 장악했다가 2년 만에 다시 쿠데타로 쫓겨난 전력이 있다.
37년째 장기 집권 중인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 역시 와병설에 휩싸인 아프리카 최고령 지도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올해 들어 3번째 싱가포르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짐바브웨 국영TV는 이날 무가베 대통령이 정기 건강검진차 싱가포르를 방문했다며 이번 주 중으로 짐바브웨로 돌아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가베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은 올해 들어 3번째이다.
2011년과 2014년 싱가포르에서 눈 수술 등을 받은 무가베 대통령은 최근 들어 걸음걸이를 하는 데 어려워하거나 공식 회의 석상에서 조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무가베 대통령은 지속 중인 건강 논란 속에서도 집권 연장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짐바브웨 국영 TV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을 사퇴할 뜻이 없고 "국민은 내가 다음 선거에 나오길 원한다"며 내년 대선 재출마 의지를 밝혔다.
짐바브웨 독립투사 출신의 무가베는 1980년 총리중심제의 초대 총리에 올라 정치적 실권을 잡은 뒤 1987년 대통령제를 채택, 스스로 대통령에 취임해 37년째 장기 집권을 이어왔다. 그는 그동안 후계자나 은퇴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려왔다.
앞서 짐바브웨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도 무가베 대통령을 2018년 차기 대선의 집권당 단일후보로 확정했다. 그러나 당내 일부 세력은 무가베의 집권 연장을 바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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