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사람·싸움 많은 동네서 아동학대 발생 가능성 커"

입력 2017-07-1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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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사람·싸움 많은 동네서 아동학대 발생 가능성 커"

강지영 숙대교수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지역사회가 무질서하고 주거환경의 질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아동학대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동학대는 개인이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며 지역사회와 주거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행하는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게재된 숙명여대 강지영 교수의 '양육자가 인지한 지역사회 및 주거환경 특성과 유형별 아동학대의 관계' 보고서는 2013년 아동종합실태조사에 참여한 양육자 3천91명의 응답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놨다.

신체학대, 정서학대, 방임 등 아동학대가 발생한 집단에서는 술 취한 사람을 쉽게 볼 수 있거나 싸움이 자주 일어나는 등 지역사회의 무질서가 높게 나타났다.

주택 건물이 튼튼하고 방음·환기·채광이 좋은지, 주변 소음과 악취가 없는지 등 주거환경의 질도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다. 학대가 발생한 집단에서는 주거환경의 질도 뚜렷하게 낮았다.

아동학대가 발생한 집단에서는 주변에 문화체육 시설, 사회복지 시설, 공원이 있거나 녹지 등 자연환경 접근성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떨어졌다.

사회복지 시설 접근성이 좋을수록 신체 및 정서 학대 발생 가능성은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양육자가 사회복지 시설을 이용하면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긍정적인 정서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 '동네 아이들이 공손하지 않거나 술, 담배를 하면 동네 사람들이 혼내서 바로 잡아 줄 것'이라는 인식(비공식적 통제)이 있으면 정서학대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공식적 통제가 방임 가능성은 오히려 증가시켰다.

지역사회 거주민들이 비윤리적인 행동을 상호 통제하는 비공식적 통제가 학대와 방임을 감소시킨다는 이론과는 다른 결과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양육자가 이웃의 비공식적 통제가 높다고 인지하고 이웃들이 자녀를 돌보아 줄 것으로 생각해 방임이 증가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mi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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