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류샤오보 병세 급격 악화…"가족들도 현 상태 인정 서명"(종합)

입력 2017-07-12 20:54   수정 2017-07-12 21:47

中 류샤오보 병세 급격 악화…"가족들도 현 상태 인정 서명"(종합)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가석방돼 교도소 밖 병원에서 치료 중인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61)가 장기기능의 저하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샤오보 치료를 맡고 있는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은 12일 인터넷 홈페이지 공지에서 류샤오보의 병세가 악화해 호흡 곤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공지에서 "류샤오보의 신장, 간 기능이 떨어지고 혈전이 생겨 고통을 겪고 있다"며 "환자가 매우 위중한 상태로, 병원은 그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족들도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한 조치를 위해) 서명했다"고 소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류샤오보는 현재 신장, 간, 호흡 기능이 저하되면서 자발성 복막염, 감염성 쇼크, 장폐색증, 파종성 혈관 내 응고 증세 등을 보이고 있다.

병원 측은 류샤오보의 생명 유지를 위해서는 기관에 튜브를 삽입할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류샤오보 가족들은 의료진 설명을 들은 뒤에 삽관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류샤오보 가족들은 그의 현 상태를 이해하고 확인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사실상 그의 사망이 임박했음을 인정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류샤오보는 지난 5월 말 수감됐던 랴오닝성 진저우(錦州)교도소의 정기 건강검진에서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며칠 뒤 선양의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한 달여에 걸쳐 치료받아왔다.

하지만 이날 오전 한때 류샤오보 병세가 나아졌다는 전언이 흘러나왔다. 홍콩 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류의 친척 한 명으로부터 류샤오보가 의식을 회복했고 투석 치료를 받은 뒤에 훨씬 상태가 좋아졌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류샤오보 친구들은 또 병원 주변의 경비가 대폭 강화되고 있고 그의 가족과 친구들도 언론과의 접촉 등에 대한 감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류샤오보의 해외 이송치료를 요구하는 서방 인권단체와 언론의 주장이 '위선적'이라고 반박했다.

신문은 "요란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서방 세력은 자신의 주장을 합리적으로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류샤오보 치료가 아니라 그를 해외로 이송하는 것"이라며 "이는 정치적 수작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독일, 미국, 영국 등은 류샤오보가 스스로 치료받을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중국 당국에 출국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reali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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