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쿠데타 저지 후 1년을 넘기고도 국가비상사태가 또다시 연장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투자자 행사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을 고려할 때 국가비상사태를 해제를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테러전이 더는 필요 없을 때가 오면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정부는 작년 7월 쿠데타 저지 후 5일 만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세 차례나 연장했다. 네 번째 국가비상사태 기간도 곧 만료된다.
앞서 올해 5월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에 평화와 안녕이 회복될 때까지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할 수 없다"고 한 발언, 당분간 국가비상사태 상태를 유지할 계획을 예고했다.
국가비상사태에서 사법 당국은 범죄사실 소명 없이 최장 30일간 용의자를 구금할 수 있는 등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된다.
터키정부는 국가비상사태 행정명령을 이용해 대량 해고·직위해제, 기업 자산 몰수, 언론사 폐쇄 조처를 단행했다.
임의 구금 기간은 올해 1월 최장 7일로 단축됐으나, 현재까지도 쿠데타 배후 '테러조직' 연계 용의자 구속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터키 당국은 장교 14명을 구금하고, 국영 테레테(TRT)방송 퇴직자 34명을 포함해 51명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이 가입 협상으로 터키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EU가 '터키를 EU에 가입시킬 수 없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면 우리가 편해질 것"이라면서 "그러면 터키는 제2, 제3의 대안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터키인 과반은 더는 EU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럼에도, EU와 진지하게 조금 더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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