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마녀사냥 아냐"…트럼프와 반대 의견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이승우 특파원 =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명자는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당한 지시를 내리면 일단 대통령이 뜻을 접도록 설득하되, 만약 설득하지 못한다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레이 지명자는 이날 상원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서 대통령이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요구를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먼저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도록 설득해볼 것이고, 만약 설득에 실패하면 사임할 것"이라고 답했다.
레이 지명자는 또 "나의 충성심은 헌법과 법규, 그리고 FBI의 임무를 향한다"면서 "누구도, 어떤 일에서라도 나에게 어떤 종류의 충성 맹세를 요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에게 러시아 대선 개입 수사 중단과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는 의혹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레이 지명자는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가 '마녀 사냥'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마녀 사냥을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어떤 방식이든 뮬러 특검의 수사를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대해 나는 명확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레이 지명자를 FBI 국장에 낙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하나로 한때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까지 맡았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정치 스캔들 소송을 맡아 승소했던 전력이 FBI 수장 지명에 결정적 이유였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브리지 게이트'로 불렸던 이 정치 스캔들은 크리스티의 측근들이 2013년 9월 정적인 마크 소콜리치 포트리 시장(민주)을 골탕먹이려고 뉴욕 시와 포트리 시를 연결하는 조지워싱턴교(橋)의 일부 차선을 막아 체증을 유발했다는 내용이다.
레이 지명자는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인 2003~2005년 법무부 형사국 담당 차관보를 지냈고 현재는 법무법인 '킹 앤드 스폴딩'에서 일하고 있다.
레이는 2001년 미국 최대의 기업 회계 부정 사건으로 기록된 엔론 분식회계 사태 당시 관련 소송에서 정부를 대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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