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방의원 "불법체류 무슬림 너무 많아" 발언 후 사퇴 압력

입력 2017-07-13 08:37  

美지방의원 "불법체류 무슬림 너무 많아" 발언 후 사퇴 압력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지방의회 선출직 공무원이 소셜미디어에 '급증하는 중동계 서류 미비 이민자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가 정치 생명이 위기에 처했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랍계 이민자들을 '반(反)사회적 존재'로 간주한 글을 올려 논란을 촉발한 일리노이 주 팰로스 타운십 의회 섀넌 브래니건(55) 의원에 대한 사퇴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2014년 연방 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바 있는 브래니건 의원 퇴진 운동에 민주계 유력 정치인들이 가세하면서 사태가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

2013년 팰로스 타운십 의원 선거에 처음 당선돼 현재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브래니건은 지난 주말 페이스북에 "어쩌다 타운십 내 학교에 적법한 이민 서류를 갖추지 못한 중동계 학생들이 넘쳐나게 됐나. (팰로스 타운십을 포함하는) 일리노이 3지구 댄 리핀스키 연방하원의원(민주)은 대체 무슨 일을 한 건가"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이 구설에 오르면서 브래니건 의원의 2015년 발언까지 관심을 모았다. 그는 당시 "무슬림이 일리노이 3지구 주민의 25% 이상을 차지하는데 그들은 지역사회에 통합되려 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영역에서만 살아간다"며 "미국 정부가 사회 적응 의지를 검증하지 않은 채 점점 더 많은 무슬림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카고 남서부 8개 도시가 속한 팰로스 타운십은 아랍계 이민자 다수 거주지역으로 2010년 센서스 기준 인구 5만4천600여 명 가운데 아랍계 수가 1만6천여 명에 달한다.

반발이 일자 브래니건 의원은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지난 10일 열린 팰로스 타운십 의원 회의에는 지역주민과 이민자 권익옹호단체 회원들이 몰려가 무슬림 이민자들에 대한 지지를 표하며 브래니건 의원의 사퇴를 종용했다.

브래니건 의원은 "비우호적인 이민자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 것이고, 주민 혈세가 불법 체류자 보호에 투입되는 문제와 미국 이민제도의 취약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성실하게 일하는 합법 이민자들은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브래니건 의원이 자진해서 사퇴할 때까지 팰로스 타운십의 모든 회의에 참석해 반드시 뜻을 관철하겠다고 다짐했다.

12일에는 팰로스 타운십을 포함하는 광역자치구 쿡카운티 의회 토니 프렉윈클 의장(민주)이 성명을 내고 퇴진 요구 대열에 가세했다. 프렉윈클 의장은 "해당 글이 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브래니건 의원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면 반드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같은 관점은 우리의 가치를 반영하지 않을 뿐더라 우리가 지자체 의회에 바라는 바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선출직인 팰로스 타운십 의원은 의회가 사퇴를 강제할 수 없도록 돼 있으나, 프렉윈클 의장은 관할 조직 책임자에게 브래니건을 즉각 해임할 방안을 찾으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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