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전 한화 감독 퇴진…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 힐만 감독 선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13일 막을 내리는 올해 프로야구 전반기 레이스에서 선두를 질주하는 KIA 타이거즈의 고공비행이 가장 눈에 띈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는 12일 현재 56승 28패를 거둬 2위 NC 다이노스를 7경기 차로 밀어내고 단독 1위를 달린다.
NC에 잠시 공동 1위를 허용하긴 했으나 KIA는 4월 12일 중간 순위 1위로 올라선 이래 3개월 동안 한 번도 1위에서 내려온 적이 없을 만큼 투타에서 압도적인 경기로 순항 중이다.
김기태 감독의 친근한 '형님 리더십'으로 똘똘 뭉친 KIA는 헥터 노에시(14승), 양현종(12승) 막강한 원투 펀치와 상·하위를 가리지 않고 무섭게 터지는 공포의 살인 타선을 앞세워 10승, 20승, 30승, 40승, 50승 고지에 모두 선착했다.
50승을 가장 먼저 선점한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73.1%(26차례 중 19번)나 된다. 2012년부터 2016년에는 5시즌 연속 50승을 선점한 팀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뒷문이 여전히 불안하나 '100억원의 사나이' 최형우가 이끄는 타선의 파괴력으로 이를 상쇄하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로 4년간 100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는 타점 1위(81개), 타격 2위(타율 0.375), 홈런 3위(22개)에 올라 '모범 FA'의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다.
그는 12일 NC와의 경기에서도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진기록도 세운 KIA의 팀 타율은 무려 0.310에 달한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두산 베어스는 KIA와 더불어 양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투타 불균형 탓에 중위권으로 내려앉았다.
두산에 우승을 안긴 4명의 선발 투수를 일컫는 '판타스틱 4'의 위상이 예년만 못하고, 특히 작년에 18승을 올린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거의 던지지 못한 여파가 컸다.
양의지와 민병헌 등 주축 타자들이 경기 중 투수의 공에 맞아 뼈가 부러져 한동안 일본에서 치료를 받는 등 타선에서도 구멍이 생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년 전 대표이사가 심판과 금전 거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큰 파문에 휩싸이는 등 두산은 어수선한 전반기를 보냈다.
뚝심의 김경문 NC 감독은 제프 맨쉽과 재비어 스크럭스 등 외국인 투타 기둥이 빠진 상황에서도 토종 선수들의 힘을 결집해 팀을 2위로 이끌었다.
최고의 타자 에릭 테임즈가 미국프로야구 밀워키 브루어스로 복귀했지만, 나성범과 모창민 등 토종 타자들이 분발한 덕분에 NC 공격력엔 큰 구멍이 없었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뒤를 이어 KBO리그 역대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의 선전도 돋보인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미국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거쳐 SK까지 한국·미국·일본 프로팀 사령탑을 모두 지낸 특이한 이력의 힐만 감독은 남다른 적응력과 선수 친화력, 데이터에 기반을 둔 전술을 선보이며 SK를 3위로 끌어올렸다.
에이스 김광현이 팔꿈치 수술 후 재활로 올해 뛰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SK는 압도적인 팀 홈런(152개)을 발판삼아 상위권으로 약진했다.
올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장정석 넥센 히어로즈 감독과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명암은 극명하게 갈렸다.
넥센은 토종 타자들의 화끈한 방망이로 4위를 안정적으로 지키는 데 반해 외국인 투수의 부진과 시즌 초반 터지지 않는 타선 탓에 최하위의 굴욕을 당한 삼성은 9위로 한 계단 상승했으나 중위권으로 좀처럼 올라채지 못했다.
김성근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은 박종훈 단장과의 갈등 끝에 자진 사퇴 형식으로 지난 5월 23일 퇴진했다. 남은 기간 한화를 이끄는 이상군 감독 대행은 지휘봉을 잡은 이래 17승 1무 23패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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