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40㏊로 10㎞ 떨어진 美르모니에 기지와는 비교도 안돼"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이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구축한 것은 군사확장으로 볼 수 있다며 중국 위협론을 제기하는 서방국가와 매체들의 주장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들이 중국 위협론은 억측이라며 일제히 '엄호사격'에 나섰다.
중국의 첫 해외 군사기지 구축에 대해 서방 국가들과 매체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추진 중인 대양해군 육성을 통한 해양강국 실현, 군사굴기'(堀起·우뚝 섬) 전략이 본격화했다며 중국의 군사확장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나 중국 내 반응은 다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협객도(俠客島)는 13일 논평(論評)을 통해 서방국가들의 이같은 주장에 "쓴웃음을 짓게 된다"며 일축했다.
협객도는 중국의 지부티 기지와 규모와 설비, 예상 부대 규모 등을 근거로 중국 위협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매체는 "중국이 지부티에 구축한 보급기지는 총면적이 40㏊(0.4㎢)에 못 미친다"며 "작은 규모 때문에 무기고와 식품 보관 창고, 헬기 이착륙장, 의료시설, 군함 정박 시설, 수리 시설 등을 갖추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지 규모로 미뤄 주둔할 수 있는 병력 역시 상당히 제한될 것"이라며 "보급 임무를 담당하는 병력을 제외하고 소수의 경비 병력과 교대 인원이 머무르는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협객도는 또 중국군 지부티 기지에서 약 10㎞ 떨어진 아프리카 최대 규모인 미국의 르모니에 기지를 거론하며 "미군 아프리카 사령부가 관할하는 이 기지는 역내 반(反) 테러 지휘 센터로서 주둔군이 약 4천명에 달한다"면서 "기지 내 무인기(드론) 이착륙장까지 갖추고 있다"고 규모와 시설 면에서 중국 기지와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르모니에 기지에서는 매일 수많은 드론이 빈번하게 이착륙하며 정찰, 감시, 거점 점검 등 임무를 수행한다"면서 "중국 위협론을 조장하는 사람들은 미국 같은 강한 국가가 40여개 국가에 100개가 넘는 군사기지를 두고 걸핏하면 여기저기 간섭하는 것을 더 고려해야만 한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도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 해군이 지부티 기지에 파견한 군함 2척의 용도를 자세히 소개하며 중국 위협론을 일축했다.
중국 군사 평론가 쑹중핑은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에서 호위 임무를 수행할 징강산(井岡山)호는 상륙수송선거함으로 더 많은 헬리콥터와 특수부대를 배치할 수 있어 해적과 해상 공격에 대응할 수 있다"며 호위 임무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징강산호와 함께 파견된 둥하이다오(東海島)호 역시 구조선으로서 임시 부두를 만들 수 있고, 파손된 배를 수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보통은 물자 수송에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쑹 평론가는 "중국이 지부티 기지에 이 두 척의 군함을 파견한 것은 해적과 테러리즘에 대항하고, 호위 임무를 위한 물자 보급을 목적으로 한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라며 중국 위협론을 일축했다.
그러나 서방국가들은 중국 해군의 지부티 기지의 규모와 용도보다는 중국이 해외 기지 구축이라는 '첫 단추'를 꿴 데 더 의미를 두고 있다.
중국이 해군력 확장으로 인도양을 넘어 중동과 아프리카의 전략적 거점인 지부티에 군사 기지를 마련함으로써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6일 발표한 '중국 군사·안보 정세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토대로 지부티에 이어 오랜 우호 국가인 파키스탄과 같은 나라에서도 추가적인 군사기지 건설에 나설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지부티에 앞서 파키스탄의 페르시아만 초입에 있는 과다르에 자국 무역항을 확보했고 스리랑카에서도 콜롬보 항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또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몰디브, 예멘 등에서도 항만개발 등을 통해 남아시아,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