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하지 않으면 도태…편의점에 이마트 DNA 이식하라"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편의점 사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대형마트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편의점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정 부회장이 13일 편의점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이마트 위드미'를 '이마트24'로 바꾸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대형마트의 뒤를 잇는 핵심 사업으로 편의점을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 부회장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으로 이마트위드미를 리브랜딩하게 됐다"며 "미래 신성장 동력의 핵심축으로 편의점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편의점 사업에 대한 의지와 기대를 여러 번 밝혔다.
지난달 이마트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는 "고객의 라이프셰어(일상점유율) 확대를 위해 대형마트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도시화, 만혼, 비혼 등으로 인한 1∼2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등으로 인해 인구 구조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며 불과 15년 만에 대형마트 매출이 반 토막 난 일본의 사례를 예로 들어 끊임없는 혁신을 당부했다.
그는 5월 3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채용박람회에서는 편의점 사업에 깜짝 놀랄만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마트 위드미의 '변신'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은 13일 편의점 브랜드 교체와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을 발표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중심으로 하는 신세계그룹의 성장 DNA를 편의점 사업에 이식하라"고 주문하며 편의점 사업 강화 방안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이처럼 편의점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대형마트 위기와도 관련이 있다.
이마트는 국내 대형마트 업계 부동의 1위지만 업종 자체의 성장이 정체돼 있다.경쟁 격화로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골목상권과의 갈등과 각종 규제로 신규 출점도 쉽지 않다.
여기에 소비 트렌드가 점차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대형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대형마트 경영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온라인사업을 대폭 강화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장기적으로는 편의점 사업으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의 지난해 총매출은 13조5천642억원으로 전년 12조8천336원보다 5.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천294억원에서 6천332억원으로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형마트와 달리 편의점 산업은 고속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3년 12월 위드미 편의점을 인수해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마트의 명성에 걸맞은 위상은 확보하지 못했다.
이마트위드미의 작년 말 점포 수는 1천765개였으며, 지난 4월 2천호점을 돌파했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GS25나 CU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GS25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728개이며, CU는 1만857개다.
실적 면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GS25의 지난해 매출은 5조6천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늘었다. 영업이익은 2천132억원으로 13.1% 증가했다.
CU 매출은 지난해 4조9천413억원을 기록해 16.1% 늘었고, 영업이익은 1천970억원으로 12.7% 증가했다
이마트위드미의 매출은 2015년 1천351억원에서 지난해 3천784억원으로 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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