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차우찬도 실력 발휘, 이대호는 후반기 반등 기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100억원이 아깝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활약을 해야 할까.
자유계약선수(FA) 100억원 시대를 연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가 그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최형우는 전반기 마감을 하루 앞둔 12일까지 83경기에서 타율 0.375(2위), 22홈런(공동 3위), 81타점(1위), 장타율 0.694(1위), 출루율 0.484(1위)를 기록하며 맹활약 중이다.
특히 12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연장 10회말 이적 후 첫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며 7-6 승리를 이끌었다.
해외 진출을 모색하다가 KIA에 잔류한 좌완 에이스 양현종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례적으로 FA 단년 계약(22억5천만원)을 맺은 양현종은 17경기에서 12승(2위), 평균자책점 3.99(10위)를 기록했다.
12승은 자신의 전반기 최다승 타이다.
대형 FA 계약은 전형적인 고위험 고수익 투자다.
거액을 주고도 몸값을 못하는 대형 FA 때문에 팀 분위기가 흐트러지고, 팀은 팀 대로 과도한 지출에 따른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KIA만큼은 예외다. KIA는 투타에서 돈값을 확실히 해낸 두 선수를 앞세워 고공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1위 KIA는 2위 NC와 승차를 7경기로 벌리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역대 FA 사상 최고액(150억원)을 찍은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는 아직은 기대치에 조금 못 미친다는 평가다.
타율 0.343(8위)에 17홈런(공동 7위) 63타점(7위)으로 주요 타격 지표는 준수하지만 장타율(0.531), 출루율(0.405)에서는 1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달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경기 후 두산의 내야수 오재원을 불러 태그 아웃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가 야구 팬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물론 이제 전반기일 뿐이다. 이대호가 후반기에 되살아난 모습으로 7위까지 처진 팀 성적을 끌어올려 5년 만의 '가을야구'를 이끈다면 그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투수 FA 중 역대 최고액(95억원)을 기록한 LG 트윈스의 좌완 투수 차우찬은 16경기에서 7승 5패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 중이다.
규정 이닝을 채운 LG 투수 중 다승과 평균자책점 모두 1위이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지난 두 시즌 동안 평균자책점이 4점대 후반이었던 차우찬은 삼성 때보다 더 나은 활약을 펼치며 팀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차우찬과 팀을 바꾼 격인 우규민(4년 65억원·삼성)은 들쭉날쭉한 투구를 거듭하고 있다. 15경기에서 3승 5패에 평균자책점 5.05로 좋지 않다. 6월 중순 이후로는 3연패에 빠졌다.
그래도 이들은 적어도 경기에 나서기라도 하지만 '개점휴업' 중인 선수도 적지 않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SK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은 4년 85억원에 FA 계약을 맺자마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2017시즌을 접었다.
수년간 LG 트윈스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던 봉중근은 긴 협상 끝에 2년 15억원에 잔류했지만 올 시즌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봉중근은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어깨 수술을 받고 기나긴 재활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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