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면세점 비리' 감사결과 분석 착수…본격수사 '예열'

입력 2017-07-13 15:51   수정 2017-07-13 15:57

검찰, '면세점 비리' 감사결과 분석 착수…본격수사 '예열'

'롯데 배제' 1∼2차 면세점 선정 과정에 수사력 집중 전망

평가 점수 조작 경위·靑 지시와 부당 선정 상관관계 추적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보배 기자 = '면세점 평가 조작·부당 선정' 의혹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감사원이 보내온 감사 보고서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본격수사 돌입을 앞두고 '예열'에 들어갔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늦게 감사원의 수사 의뢰·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감사 보고서를 분석하는 가운데 구체적인 수사 일정을 수립 중이다.

감사원은 2015년 7월과 11월 각각 이뤄진 면세점 사업자 1차 선정과 2차 선정 과정에서 관세청이 계량 평가 점수를 부당하게 조작해 롯데가 연거푸 탈락했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그러면서 평가에 관여한 전 서울세관 담당과장 A씨 등 관세청 직원 4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관련 문서 폐기를 결정한 천홍욱 관세청장에 대해서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롯데를 배제한 1차, 2차 면세점 선정 과정에 수사력을 모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서울 시내에 4개 면세점을 추가로 지정한 지난해 4월 3차 면세점 선정은 이미 '국정 농단' 사건 수사로 일정한 결론이 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앞서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뇌물수수 혐의 공범으로 기소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면세점 부활 등 경영 현안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을 전제로 롯데로부터 뇌물을 받았고 SK에는 뇌물을 요구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감사원의 감사결과 가운데 3차 면세점 선정과 관련한 부분은 앞선 검찰 수사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이 2차 면세점 선정을 3개월 앞둔 2015년 8월 "롯데에 강한 '워닝'(경고)을 보내라"고 지시하는 등 '롯데 배제'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검찰 수사의 초점은 관세청 관계자들의 점수 조작 등 '이상 행동'의 경위와 배경을 규명하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롯데에 관한 부정적 언급이 당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김낙회 관세청장 등 지휘 체계를 거쳐 내려오면서 실무 평가에까지 영향을 미쳤는지가 핵심 규명 대상이다.

즉, '롯데 배제'라는 윗선의 지시에 맞추려고 관세청 실무진들이 무리하게 계량 점수를 조작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관세청 관계자들은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주요 의혹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1∼2차 면세점 선정 시점으로부터 이미 2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 기초적인 수사 자료인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 물증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검찰이 진실을 규명하는 데 작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더불어 주된 의혹인 '면세점 부당 선정'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최순실 씨의 천거로 관세청장에 올랐다는 구설에 휩싸인 천홍욱 현 관세청장이 면세점 선정 관련 문서를 폐기하도록 한 부분도 검찰 수사의 다른 한 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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