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미국 공연계의 '아카데미상'인 토니상을 수상한 미국의 유명 극작가 리처드 그린버그의 1997년작 '3일간의 비'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무대에서 공연 중이다.
미국 맨해튼을 배경으로 1960년의 부모세대와 1995년에 사는 자식 세대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그린다.
앞서 미국과 영국 무대에서 줄리아 로버츠, 브래들리 쿠퍼, 콜린 퍼스, 제임스 매커보이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이번이 국내 초연으로, 브라운관에서 낯익은 윤박과 이윤지를 비롯해 최유송, 이명행, 최재웅, 서현우가 출연한다. 배우들이 모두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부모와 자녀, 1인2역을 소화하는 점이 특징이다. 배우들 역시 한 작품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극의 매력으로 꼽는다.
'클로저' 이후 4년 만에 무대에 서는 이윤지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방송에서 연기하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라 스스로 한 번씩 너무 길지 않은 시간을 두고 꼭 무대에서 관객을 마주 보고 연기할 기회를 자신에게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면서 "한 작품 안에서 엄마도, 딸도 할 기회가 또 있을까 싶었던 것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윤박 역시 "아버지와 아들 역할을 같이 한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말했고 서현우도 "부모와 자녀, 두 역을 보여줄 수 있어 배우 한 명의 다른 면모를 뜯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오만석이 연출과 각색을 맡았다는 점도 화제가 됐다.
오만석은 "원작은 상당히 길고 장황하고 친절하지 않은 작품"이라면서 "담고 있는 이야기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작품이라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을 많이 넣고 중복되는 부분은 축약하기도 하는 등 상당 부분을 손질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와 자식 세대 간에는 닮은 듯 다른, 다른 듯 닮은 점이 있다"면서 "부모세대와 자식 세대가 서로간에 가진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오만석은 "텍스트를 분석하거나 대사 안의 숨겨진 의미를 곱씹어보게 하는 장면이 많다"면서 "그런 걸 재미있어하거나 보고 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 보면 특히 좋을 작품"이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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