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숙 의원, 의료인·교사 채용 후 1개월 이내 검진 의무화 발의
"모네여성병원 출신 영아 진료 거부하면 고발 조치할 것"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보건복지부가 결핵 집단감염 사고를 막기 위해 병원 등에서 간호사 등 종사자를 채용할 때 결핵·잠복결핵 검진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서울 모네여성병원에서 벌어진 집단 잠복결핵균 감염사고와 관련해서는 이 병원을 거쳐 간 영아의 진료를 거부하는 의료기관을 고발조치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14일 "서울 모네여성병원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집단 잠복결핵균 감염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결핵예방법을 일부 고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의료인 등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결핵·잠복결핵 검진을 하거나 채용 후 1주일 또는 1달 이내에 검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현행 결핵예방법은 의료인의 경우 '매년' 결핵·잠복결핵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이라는 단어 때문에 직원 채용 시기에 따라서는 최대 1년가량 검진이 미뤄질 수도 있다.
서울 모네여성병원 신생아실에서 결핵을 옮긴 간호사도 지난해 11월 병원에 취업했으나, 병원에서 실시하는 직원 대상 정기 검진을 기다리다가 7개월간 한 번도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핵예방법은 의료기관 종사자뿐만 아니라 학교,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유치원 종사자 등도 결핵·잠복결핵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들 종사자에 대해서도 의료인에 준하는 검진 기준을 적용할지 논의 중이다.
복지부는 다만 채용 과정에서 건강검진을 할 경우 보균자라는 이유만으로 채용을 거부당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날 정치권에서도 복지부 검토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은 '의료기관과 학교의 장 등은 그 기관·학교 등의 종사자와 교직원을 채용할 때에 채용 후 1개월 이내에 결핵검진 등을 실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결핵예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모네여성병원 신생아실을 거쳐 간 영아 800명 가운데 이날 현재까지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은 영아는 100명(16.7%)이다. 결핵 환자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노출돼 감염은 됐으나 실제 결핵으로 발병은 하지 않은 상태로 전염성은 없다. 하지만 생후 1년 미만의 영아는 잠복결핵 상태에서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할 확률이 최대 50%로 높아 의료계에서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역학조사에서 잠복결핵균 감염자가 계속 나오자 정치권에서는 현재 산모 등이 입원하고 있는 감염병원에 대해서 일시폐쇄, 출입금지, 업무정지 등의 조치가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편, 복지부는 잠복결핵균에 감염된 영아들이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거부를 당하는 등 2차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대해서는 "진료를 거부하는 의료기관이 있다면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오는 1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모네여성병원 역학조사 결과와 치료 지원 대책, 재발 방지 방안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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