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기 은제 식기류 550억원에 사들여…1990년 처음 소유권 주장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세브소 보물' 14점을 헝가리가 26년 만에 모두 갖게 됐다고 AP통신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세브소 보물'은 은제 식기류 세트다. 당시 헝가리 서부 지역은 로마 제국의 일부였고 세브소는 그곳을 통치하던 로마의 고위 관리였다.
은으로 만든 쟁반과 그릇, 접시, 주전자와 구리로 된 작은 솥 등 14점의 유물은 1980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영국의 스펜서 컴프턴 경은 당시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브소 보물'을 사들였다.
그가 세브소 보물을 매입할 때 레바논 시돈, 티레 지역에서 발견됐다는 설명서가 있었지만 1990년 이 유물이 뉴욕 소더비 경매에 출품된 뒤 설명서가 가짜라는 게 들통나면서 헝가리와 레바논, 유고슬라비아가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경매는 중단됐고 세 나라는 미국 법원에 소유권을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헝가리 정부는 2014년 1천500만 유로(194억2천만원)를 지급하고 7점을 매입했다. 이번에 나머지 7점을 매입하는 데는 2천800만 유로(362억6천만원)가 들었다.
헝가리가 14점을 매입한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에서 소송이 기각됐을 때 소유권은 여전히 컴프턴 경에게 있었다.
헝가리 미술박물관은 8월 말까지 유물 14점을 국회에서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 라즐로 박물관장은 "세브소 보물은 지금까지 알려진 로마 후기의 은제 유물 중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970년대 헝가리 벌러톤 호수 인근에서 세브소 보물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진 아마추어 고고학자는 유물이 처음 세상에 공개됐던 1980년 숨졌다. 경찰은 그의 사망 원인을 계속 수사했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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