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 파행 장기화 막아…원내사령탑 존재감 확인

입력 2017-07-13 19:49  

우원식, 국회 파행 장기화 막아…원내사령탑 존재감 확인

文대통령에 국회정상화 조치 건의한 직후 조대엽 후보자 사퇴

국민의당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찾아가 秋발언 관련 유감 표명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정상화의 단초를 마련하면서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사는 인사, 추경은 추경"이라는 원칙론에 무게를 뒀던 청와대와 송영무 국방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철회로 맞섰던 야 3당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국회 파행 위기를 막았다는 점에서다.

조 후보자 자진사퇴 및 청와대의 유감 표명이라는 카드로 야권에 국회 복귀의 명분을 제공하고, 추가경정예산안 및 정부조직법 처리의 불씨를 살려내면서 청와대도 움직인 것이다.

우 원내대표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연기를 청와대에 요청하고 최종 담판을 선언했던 지난 11일에만 해도 협상 전망은 비관적이었다.

청와대는 임명 강행 의지를 보였고 국회 보이콧에 나선 야 3당은 두 후보자 모두 지명철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접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국민의당이 이른바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을 이유로 추 대표의 사퇴·사과까지 요구하면서 상황은 더욱 꼬였다.

협상 과정에서 우 원내대표가 두 후보자 가운데 조대엽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방안으로 야당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는 했지만 막힌 정국을 푸는 열쇠로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야당은 두 후보자 중 한 명을 선택한다면 송영무 후보자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나아가 청와대는 협상이 한참 진행 중인 전날 "인사는 원칙적 입장"이라면서 두 후보자 모두 임명 강행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후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를 찾아갔다가 김 원내대표가 "진정성 없는 언론플레이 질렸다"면서 자리를 피하면서 만남이 불발되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돌파구는 협치의 제1 파트너인 국민의당에서 먼저 열렸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국민의당을 찾아 추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국민의당이 전격적으로 추경 심사 참여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임 비서실장이 국민의당을 찾아가기에 앞서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추경 심사 참여를 결정하던 시점에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만났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견인하기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자리에서 우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 국회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건의했고 문 대통령으로부터 "숙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야 3당 원내대표에게 청와대에서 모종의 조치가 있을 것임을 알렸고, 오후 6시 조대엽 후보자가 자진사퇴했다.

다만, 우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그동안 물밑 협상 과정에 대해선 말을 아끼며 신중한 태도를 이어갔다. 국민의당의 참여로 추경 심사 자체는 가능해졌지만, 보수 야당의 국회 보이콧이 풀리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 원내 관계자는 "국회가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할 말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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