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시설 백화점·쇼핑몰에도 실내 피서객 북적거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2일과 13일 이틀째 폭염 경보가 내려진 부산에는 아직 열대야가 공식 기록되지 않았다.
하지만 높은 습도와 푹푹 찌는 날씨 탓에 불쾌지수가 올라가면서 열대야를 방불케 해 시민들은 밤에도 해수욕장 등을 찾아 더위와 전쟁을 벌였다.
낮에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면서 다소 한산했던 주요 피서지와 공원에는 밤이 되자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13일 밤사이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백사장에 돗자리를 펼쳐놓고 가족과 함께 더위를 식히던 이호길(60)씨는 "너무 더워 집에 있을 수가 없어 바닷가에 나왔는데 답답하던 마음이 뻥 뚫려 좋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더위를 참지 못하고 바다에 뛰어드는 청소년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모(17·고교 3년)군은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너무 더워 친구들과 해수욕장을 찾았다"며 "학업 스트레스도 날리고 더위도 식히려고 밤이지만 바다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해변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동백섬까지 산책을 즐기거나 백사장에서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도 많았다.
광안대교와 해운대 마린시티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도 찜통더위를 피하려는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젊은 청년들은 화려한 야경을 감상하며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면서 밤 늦도록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부 노인들은 돗자리 위에 누워 잠을 청하기도 했다.
동백섬, 수영강 자전거길, 온천천 등 부산 도심 공원에는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며 '이열치열'로 더위를 극복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냉방시설이 있는 백화점과 대형쇼핑몰, 대형영화관 등에도 더위를 식히려는 나들이객들로 북적거렸다.
해운대구에 있는 신세계센텀시티 지하 2층 대형서점에는 많은 사람들이 폐점시간까지 독서를 하며 실내 피서를 즐겼다.
서점을 관리하는 정재연씨는 "이번 주 들어 폭염이 계속되면서 평일인데도 책 읽는 곳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며 "지난주보다 고객이 1.5배 늘었나 매출도 올랐다"고 말했다.
부산기상청은 "부산·울산·경남지역은 고온다습한 남서풍과 강한 햇볕이 더해져 낮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4∼8도 높은 30∼36도까지 올라갔다"며 "밤사이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일부 있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해운대해수욕장은 여름 성수기를 맞아 야간 피서객을 위해 오는 25일부터 야간 개장에 들어간다.
피서객들은 8월 8일까지 12일 동안 매일 오후 9시까지 야간 해수욕 즐길 수 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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