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로 美시장 막히자 선회…지난해 매출 2배 이상 급증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러시아제 무기의 상징인 공격용 자동소총 AK-47을 생산하는 칼라시니코프가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로 세계 최대 민간용 총기시장인 미국으로의 진출이 어려워진 칼라시니코프가 이 지역의 군수용 무기납품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매출을 크게 늘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생산공장을 지어 현지 수요를 충족시키려던 칼라시니코프의 시도는 2014년 좌절됐다. 1대 주주인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 로스텍이 미국의 러시아 제재 명단에 포함되면서다.
그러나 칼라시니코프는 재빠르게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과 거래처를 텄다.
자국 군대의 무기를 현대화하기 원하는 이들 정부에 합리적인 가격에 총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고, 경쟁기업보다 가격이 저렴한 공격용 자동소총을 주력 상품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칼라시니코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도보다 2배 이상 늘어 3억 달러(3천414억 원)를 기록했고, 올해도 2배가 넘는 신장이 예상된다.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최고경영자(CEO)는 "서방의 제자가 우리를 방산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고 말했다.
WSJ은 칼라시니코프의 자구 노력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5년 전까지만 해도 만성적자의 늪 속에서 투자 부진과 주문 격감, 시설 노후화로 고전했으나, 새 경영진이 출범하면서 과감한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드미트리 타라소프 이사는 "새로운 설비와 공정을 도입하고, 경영 구조를 단순화하고, 디지털화를 시도했으며, 결재 라인도 줄였다"고 말했다.
새 경영진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나 투자자들이 포함됐던 것도 칼라시니코프의 '기사회생'을 이끌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회사는 자동소총 외에도 현재 다양한 종류의 사냥용, 스포츠용 총을 제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드론과 선박 제조회사까지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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