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제궁서 정상회담…트럼프 "두 나라 우정 깨질 수 없어"
트럼프 "北 등 불량정권으로부터의 위협 직면"…파리협정 탈퇴 번복가능성도 시사
마크롱 "美 파리협정 탈퇴 결정 존중…미국과 계속 논의해나갈 것"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미국과 프랑스 정상이 기후변화 문제 등에서 의견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테러 격퇴라는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는 등 '우의'를 과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특히 파리 기후협정 탈퇴 결정을 번복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쳐 주목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후 엘리제 궁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두 나라가 중동의 안보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면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뚜렷한 견해차가 있었지만, 우리의 안정을 해치려는 적들이 제기하는 전 지구적 위협에 대응에 어떻게 싸울지 깊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이란·시리아 같은 불량정권(rogue regimes)이나 그들에게 자금을 대고 지원하는 정부들로부터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며, 테러집단의 위협도 심각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이런 인류의 적들에 맞서 단결 대응하고 그들의 영토와 자금줄, 네트워크를 끊어버려야 한다는 의지를 새롭게 다졌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미국과 프랑스의 우호 관계가 뿌리 깊은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양국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그는 "두 나라 사이의, 그리고 두 정상 간의 우정은 깨질 수 없다"면서 종종 의견 차이도 있지만, 미국 독립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두 나라의 우호 관계까지 해치진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의 테러 격퇴와 관료주의 혁파 등은 내가 추진하는 바와도 같다"며 공통점을 강조했다.
트럼프와 마크롱은 지난 5월 브뤼셀에서의 첫 만남에서 기선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듯한 '강렬한 악수'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후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문제 등으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파리기후협정 탈퇴 결정을 번복할 수도 있음을 시사해 주목된다.
그는 "파리기후협정과 관련해 무언가가 일어날 수 있다. 뭐가 일어날지 두고 보자"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것대로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리협정 탈퇴 결정에도 미국은 환경 보호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도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파리협정 문제를 (미국과) 계속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이날 정상회담과 기자회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마크롱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공동 각료회의 직후 파리 중심가의 군사기념시설인 '앵발리드'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맞아 나폴레옹 묘역 등을 함께 둘러본 뒤 엘리제 궁으로 함께 이동했다.
트럼프가 앵발리드에서 프랑스의 영부인인 브리짓 마크롱 여사에게 "몸매가 좋으시다. 아름다우시다"라고 덕담을 건네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저녁 파리 에펠탑의 최고급 음식점에서 부부동반으로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14일에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리는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군사퍼레이드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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