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가격이 비싸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대형마트의 프리미엄급 PB(Private Brand·자가상표) 상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PB제품의 통념이 깨지면서 대형마트들은 고급화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고급 PB 식품브랜드인 '피코크' 매출은 2013년 340억원에서 지난해 1천900억원으로 무려 459% 증가했다.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다보니 피코크 상품 종류도 2013년 200종에서 작년 1천종으로 늘어났다.
피코크는 냉동·냉장 간편가정식을 중심으로 '맛'을 최우선으로 삼고, 포장에도 품격과 멋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맛에 욕심을 내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가격 경쟁력이 아닌 품질 고급화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지난해 여름 출시한 피코크 큰기와집 간장게장을 꼽을 수 있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받은 유명 맛집인 삼청동 간장게장 전문점인 '큰기와집'과의 협업으로 만든 이 상품은 인천 서해 5도 지역의 꽃게 원물을 주재료로 활용했다. 가격이 1kg들이 1팩에 4만6천800원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피코크 1천개 품목 중 매출 4위를 차지한 피코크 '초마 짬뽕'(2인분) 가격은 8천480원이다. 1인분 단가가 4천원이 넘는 것을 고려하면 동네 중국집 짬뽕 가격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2015년 7월 출시된 피코크 초마짬뽕은 전국 3대 짬뽕으로 불리는 평택 영빈루의 3대손이 홍대 인근에 문을 연 중국음식점 '홍대 초마'의 맛을 구현한 상품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10만개가 팔려나갔다.
홈플러스도 1인 가구는 물론 고객의 다양한 기호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프리미엄 간편식 '싱글즈 프라이드'(Single's pride) 46종을 2015년 출시했다. 현재는 종류를 배 이상 늘려 100여종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간편식은 한우사골곰탕, 육개장, 삼계탕, 뼈 해장국, 도가니탕, 바베큐폭립, 라자니아 등 조리법이 까다롭고 맛을 내기 어려워 기존 가정에서도 즐기기 쉽지 않았던 메뉴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간편식의 경제성과 편의성뿐만 아니라 가정식 이상의 맛과 영양 제공을 위해 건강을 강조한 식재료 사용은 물론 지난 1년간 시중 유명 맛집, 레스토랑 상품을 벤치마킹했다.
최근에는 한식 중심의 찜, 조림, 술안주 등 대중적으로 많이 찾는 음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고급형 PB제품인 '프라임엘', '초이스엘 골드', 유기농상품 전문 '해빗'(Hav'eat)도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이들 고급 PB제품 종류만 해도 620개에 이르고 있다. 매출비중도 올해 상반기 13.6%까지 치솟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급형 PB제품의 질을 높이면서도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지 않는 것은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라며 "고객들이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프리미엄급 제품을 찾다보니 대형마트마다 특화한 제품을 내놓고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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