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께 신임 합참의장 내정 가능성…공군·육군출신 막판 '경합'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정부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4일 취임함에 따라 2개월가량 미뤄졌던 군 수뇌부 인사를 조만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은 이날 취임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군 수뇌부 인사와 관련, "수뇌부 인사를 가장 빨리해야 한다"면서 "후임자들이 지휘결심을 하고 훈련도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송 장관은 '17일께 대장 인사를 한다고 하는데 맞느냐'고 묻자 "그렇게 빨리는 될 수 없을 것"이라며 "왜냐면 헌법 89조에 의하면 합참의장과 각군 총장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제가 보고 한다고 바로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소식통은 "신임 합참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오는 17일께 우선 내정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나머지 대장 인사는 이후에 단행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 군 수뇌부 인사에서는 합참의장, 육군·공군참모총장, 1·3군사령관, 제2작전사령관, 연합사부사령관 등 7명이 교체 대상이다.
작년 9월 취임한 엄현성 해군총장은 임기가 아직 남아 교체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사는 '비육사 육군참모총장'의 탄생 여부이다. 상징적인 국방개혁 차원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나리오다.
육군총장은 제1대 이응준 소장부터 제16대 민기식 대장까지 일본 육사, 군사영어학교, 일본군 장교 출신들이 맡았다. 이후 제19대(1969.9~1972.6) 서종철 대장(육사 1기)부터 육사 출신이 임명됐으며 현재 제46대 장준규 총장(육사 36기)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육사 출신 육군총장이 탄생하면 비(非)외무고시 출신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못지않게 유리천장을 깬 파격 인사로 꼽힐 전망이다. 현재 3사와 학군 출신 일부 중장들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다.
1969년 첫 육사 출신 참모총장 배출 이후 48년간 육사 출신이 독식해온 총장 자리에 비육사 출신이 앉는다면 '육사-비육사'라는 보이지 않는 육군 내 칸막이를 무너뜨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정부의 한 관계자는 평가했다.
한편으로는 육사 출신의 총장 후보군은 38기의 김용현 합참작전본부장, 최병로 육군사관학교 교장 등이 있다.
이번 인사에서 군단장급(중장)인 육사 39기, 40기 출신들의 대장 진출도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군사령관에 보임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이순진 합참의장(3사14기)의 뒤를 이을 신임 합참의장에 공군 또는 육군이 임명될지도 관심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취지를 살리고 3군 균형 발전 차원에서 정경두 공군총장(공사30기)의 발탁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군출신 장관-공군출신 의장' 구도가 육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 장관도 이런 지적이 나오자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육사 38기에 해당하는 정 총장이 합참의장에 기용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와 육사 동기(37기)인 1·3군사령관, 제2작전사령관은 모두 전역해야 하고, 한 기수 아래인 38기의 임호영 연합사 부사령관의 거취도 불투명해진다.
임기를 채운 정경두 공군총장 후임으로는 이왕근 합참 군사지원본부장(공사 31기)과 공사 32기인 이건완 공군차장, 원인철 공군작전사령관이 대상자이다.
thre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