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트럼프…佛영부인에도 외모·연령 잣대질 논란

입력 2017-07-14 10:04   수정 2017-07-14 10:27

못말리는 트럼프…佛영부인에도 외모·연령 잣대질 논란

과거에도 왜곡된 여성관 드러낸 부적절한 발언·막말로 물의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프랑스 국빈방문에서도 사고를 쳤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와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 브리짓 마크롱 여사에게 "신체 상태가 무척 좋다"(You're in such good shape)고 인사를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부인의 신체적 상태가 정말 좋다"(She's in such good physical shape)며 "아름답다"고 찬사를 보냈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에 대한 호감을 표시하려는 의도였겠지만 그의 '덕담'에서 남편보다 25살 연상인 64세의 브리짓 여사가 '나이에 비해 몸매 관리를 잘했다'는 뉘앙스가 짙게 묻어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찬사를 건넬 때 그의 목소리에서 뜻밖이라는 듯 놀라움마저 읽혀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에게 외모에 관한 언급을 하는 것은 설령 호의적인 내용이라고 할지라도 외교적 결례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의 외모에 관한 부적절한 발언이나 여성 혐오적 발언으로 왜곡된 여성관을 드러내며 물의를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텔레그래프는 아예 트럼프 대통령의 성차별적 발언을 별도로 정리했을 정도로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몇 주 전에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와 첫 전화통화를 하다 뜬금없이 취재진 중 아일랜드 출신의 한 여성 기자를 옆으로 불러들여서는 "아름답다"고 말해 입방아에 올랐다.

그는 통화 중인 바라드카르 총리에게 "그녀는 아름다운 미소를 가졌다. 그녀가 당신을 잘 대해줄 것으로 장담한다"고 말했고 그 여기자는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기이했다"(bizarre)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여성의 외모에는 찬사를 보내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여성을 향해서는 트위터나 인터뷰 등에서 막말을 퍼붓곤 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앙숙 관계였던 MSNBC 방송 '모닝조' 프로그램의 공동진행자인 미카 브레진스키에 대해 "지능이 낮다"느니 "얼굴 성형(face lift)을 해 피를 몹시 심하게 흘리고 있었다"는 등의 트윗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대선 기간 당시 폭스뉴스 앵커였던 메긴 켈리가 "트위터에 싫어하는 여자들을 뚱뚱한 돼지나 개, 속물, 역겨운 동물로 불렀다"며 그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을 공격하자 켈리를 향해 '빔보'(Bimbo·외모는 섹시하지만 머리는 빈 여성을 폄하하는 비속어)라고 부르며 막말을 퍼부었다.

그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교도와 관련한 자신의 막말을 비판한 배우 앤젤리나 졸리를 향해서는 "나는 아름다움을 잘 이해하는데, 그녀는 아니다"라고 비아냥거렸고 허핑턴포스트 창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을 "안팎으로 매력이 없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한 인터뷰에서 공화당 경선 주자였던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를 향해 "저 얼굴 좀 봐라! 누가 저 얼굴에 투표하고 싶겠냐"고 퍼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 폄하 발언뿐 아니라 여러 건의 성추행 사건에도 연루돼 소송이 진행 중이다.

대선 기간이었던 지난해 10월에는 워싱턴포스트(WP)가 트럼프 대통령이 11년 전 저속한 용어로 유부녀를 유혹한 경험과 여성의 신체 부위를 상스럽게 표현한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을 폭로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과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주장이 잇따랐고 관련 소송 여러 건이 진행 중이다.

앞서 2007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서머 저보스라는 여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전면 부인하자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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