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서울=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권영석 기자 =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중국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가 입원했던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의 중국의과대학 부속 제1병원 주변 경비가 14일 대폭 강화됐다.
류샤오보 사망 전에도 현지 공안의 경계경비가 삼엄했으며, 사망 이후 더 엄격해진 분위기다.
병원 주변을 경찰이 포위하고 있고, 특정 목적 이외의 외부인들은 병원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선양의 인권운동가인 추이사오화(崔少華)는 지난 9일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에 들어가 류샤오보 병문안을 시도했으나 진찰실에 도착한 이후 병실 방문을 저지당했다고 보도했다.
후난성(湖南)성 헝양(衡陽)시에서 온 누리꾼도 지난 11일 선양 열차역에서 내려 병원으로 가려고 했으나 경찰이 역 곳곳을 포위하고 있어 기차에서 내리지도 못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이 누리꾼 지위안(姬原)은 그후 추이사오화와 연락해 그의 집에 머물렀으나 경찰 차량 6대가 집을 포위했으며 외출이나 식사, 자동차 수리를 할 때도 경찰 차량의 미행을 받았다.
이들은 12일 또 다른 누리꾼을 만나기 위해 자동차를 몰고 선양 북동쪽 67㎞ 떨어진 톄링(鐵嶺)시로 갈 때 경찰 차량 5대의 미행을 받았고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경찰 2명이 따라 들어와 감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이사오화는 지위안을 열차역으로 데려가던 도중 선양로 은행 앞에서 경찰에 끌려가 이날 오후 3시부터 밤 10시20분까지 선양시 공안국 사건처리센터에서 조사를 받고 다음날 새벽 풀려났다.
추이사오화는 "경찰이 질문한 주요 내용은 류샤오보를 알고 있는지, 찍은 사진이 있는지 등이었다"면서 "공안국 간부가 현장에서 수시로 조사기록을 들고 나가 상부 지시를 받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류샤오보가 사망한 다음날인 14일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을 방문한 소식통은 "간암병동 등에서 외견상 류샤오보가 입원했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며 "그의 시신도 공안의 삼엄한 경비 속에 화장을 위해 병원 외부로 이송됐다는 병원 관계자의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에선 3일간 빈의관(장례식장)에 시신을 모신 뒤 화장하는게 상례"라면서 "선양에서 바로 화장을 하기보다는 고향인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이나 자택이 있는 베이징(北京)으로 이송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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